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11월 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장 진급·보직 신고 및 삼정검 수치 수여식에서 당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서울 충암고 선후배 사이다. 대통령실 제공 |
국방부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징계심의에서 2024년 ‘평양 무인기 침투’에 대해 ‘일반이적’ 혐의를 인정해 여 전 사령관을 파면한 것으로 15일 뒤늦게 확인됐다.
국방부 군인징계위원회(징계위)는 여 전 사령관의 스마트폰 작성 메모와 피의자신문조서,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 주요 지휘관 군 검찰 조사 결과, 특검의 공소장 등을 바탕으로 일반이적 등 비위 혐의를 인정했다. 국방부는 이를 기초로 지난달 29일 그를 파면했다.
여 전 사령관은 내란특검에 의해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이지만, 징계위는 2024년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통해 여 전 사령관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침해했다고 본 것이다. 형법 제 99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반이적죄는 자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하는 범죄 행위를 말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이날 확보한 여 전 사령관 징계의결서를 보면, 징계위는 “징계는 형사재판과 법적 성격이 다르므로 재판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서 징계위를 개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공소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에 초점을 두고 혐의를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징계위는 특히 여 전 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공모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계획했다고 판단했다. 비상계엄 선포의 명분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북한을 자극해 한국군과 국민에 대한 무력 또는 이에 준하는 수준의 도발을 유도하려 했다는 것이다.
여 전 사령관은 이를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최고위직 지도자들의 체면을 손상할 수 있는 대북전단을 제작하고, 무인기를 통해 평양 등 북한 주요 지역에 이를 뿌리는 심리전 작전을 감행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2024년 10월3일 새벽 2시 백령도에서 무인기 2대를 출동시킨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19일까지 모두 11차례 18대의 무인기가 북한 평양과 원산, 개성, 남포 등에서 전단을 뿌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작전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한다는 명목 아래 김명수 당시 합동참모참의장, 이승오 당시 합참 작전본부장을 거쳐 드론작전사령부에 하달됐다. 무인기 침투 작전은 지휘계통에 있는 극소수의 인원에만 공유됐고, 한국군 전방부대뿐 아니라 미군, 유엔군사령에도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진행됐다. 작전에는 드론사 예하 제101드론대대, 제103드론대대, 제105드론대대 소속 장병 59명이 투입됐다.
김명수 당시 합참의장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가 없었던 2024년 10월24일부터 11월17일 사이에도 무인기 작전 지시가 내려오자, 무인기 작전이 오물풍선 대응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돼 추가 실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는 이런 행위에 대해 “자칫 북한의 국지 화력도발 등 공격으로 이어져 인명 및 재산상 큰 피해를 발생시킬 위험이 초래됐다. 전방부대에도 작전 사실이 공유되지 않아 북한이 도발을 감행했을 경우 우리 군이 적시에 반격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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