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수년간 규제와 절차 지연으로 제자리걸음을 반복해 온 목동 재건축이 최근 정비구역 지정을 모두 마치며 총 5만여 가구에 이르는 '미니 신도시'급 재건축의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목동 1·2·3단지가 마지막으로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하면서 목동신시가지 14개 전 단지가 모두 재건축 체제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단지별로 흩어져 있던 사업 일정도 점차 정렬되는 모습이다. 현재 14개 단지 가운데 6곳은 조합 방식, 8곳은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속도가 빠른 곳은 목동6단지다. 목동6단지는 오는 28일 시공사 입찰에 나설 예정으로, 조합 설립 이후 약 9개월 만에 시공사 선정 단계에 돌입한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14개 전 단지가 설계사 선정을 마치고 조합 설립 절차까지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비계획 수립과 조직 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과거와는 다른 속도감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목동 단지들이 속도를 내는 것은 김포공항 고도제한 기준 개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고도제한 개정안이 지난해 8월 발효되자 김포공항과 가까운 목동 일대도 최대 90m 고도제한 구역으로 묶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개정된 기준은 유예기간을 거쳐 2030년 전후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고도제한이 적용되기 전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는 게 현실적인 대응 방안으로 본다.
대형 건설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이 물밑에서 사업성을 검토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 중이다. 목동 재건축 전체 수주 규모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돼, 향후 서울 재건축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신시가지 단지들이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 선정을 진행하다보니 타이밍을 놓치면 사업 속도가 뒤처질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과제도 분명하다. 대규모 재건축에 따른 교통 인프라 확충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동신시가지는 9호선 신목동역, 5호선 오목교역·목동역, 2호선 양천구청역을 이용할 수 있지만, 단지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목동로가 일방통행으로 운영되면서 단지별로 교통 편의성 격차가 크다. 경인고속도로 진입도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4개 단지 재건축 사업이 동시에 추진된 데 따른 대규모 이주계획 수립도 시급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목동 재건축은 이제 기대의 단계가 아니라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며 "조합 설립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건설사들의 물밑 작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목동 수주전은 속도와 안정성, 지역 수용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향후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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