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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갓팡'" 생필품 '0원' 후기 줄줄이..."영업전술" 보상 거부 운동도

머니투데이 하수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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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갓팡'" 생필품 '0원' 후기 줄줄이..."영업전술" 보상 거부 운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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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룡마을 큰불 여파로 양재대로 일부 통제
쿠팡 구매이용권 보상안/그래픽=김현정

쿠팡 구매이용권 보상안/그래픽=김현정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고객 3370만명을 대상으로 지급한 '1인당 5만원 구매이용권'이 15일 본격적으로 풀리면서 소비자 여론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생필품과 배달음식을 사실상 무료에 가깝게 구매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반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는 보상이 아닌 영업전술이라며 보상안 자체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쿠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앱과 PC 화면에 '고객님께 구매이용권을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띄우고 구매이용권 다운로드를 허용했다. 지급 대상 여부를 확인한 고객은 쿠팡 전 상품 5000원, 쿠팡 트래블 2만원, 알럭스 뷰티·패션 2만원, 쿠팡이츠 5000원 등 4종의 구매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와우 회원뿐 아니라 일반회원과 탈퇴회원까지 모두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이용권이 실제 적용되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긍정적인 반응이 빠르게 확산됐다. 휴지, 물티슈, 세제, 식빵, 생수, 라면 등 생필품 다수가 구매이용권 자동 적용으로 0원 또는 수백원대에 구매 가능하다는 인증 글이 이어졌다. '생수 500ml 20병 0원' '라면 5봉지 300원' 같은 사례가 공유되며 "생각보다 쏠쏠하다" "이 정도면 갓팡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다.

쿠팡이츠 역시 체감 혜택이 크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피자 한 판이 3000원대, 비빔냉면과 커피 메뉴가 4000원대에 노출되면서 "배달비 부담 없이 한 끼 해결했다"는 후기가 이어졌다. 자동으로 구매이용권이 적용돼 결제 단계에서 따로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쿠팡이 주요 카테고리에 5000원·2만원 전후 상품을 대폭 늘린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쿠팡 트래블에는 2만원 이하 눈썰매장, 동물원, 전시·공연 티켓 700여종이 마련됐고 로켓배송 기준 5000원 이하 상품도 14만개가 마련됐다. 이에 "억지로 비싼 상품을 살 필요가 없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기만적인 쿠팡 5천원 할인 쿠폰 거부한다” 노동자·중소상인·종교계·정당·소비자·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쿠팡의 5천원 할인쿠폰을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기만적인 쿠팡 5천원 할인 쿠폰 거부한다” 노동자·중소상인·종교계·정당·소비자·시민사회 기자회견에서 쿠팡의 5천원 할인쿠폰을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시민단체와 일부 소비자들은 이번 조치를 '보상'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현금 배상이나 실질적인 선택권 없이 구매를 전제로 한 이용권을 지급한 것은 책임 회피라는 주장이다. 안전한 쿠팡 만들기 공동행동 회원은 이날 오전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비를 유도하는 쿠폰은 영업전술에 불과하다"며 구매이용권을 사용하지 말자는 보상안 거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온라인에서도 "안 쓰면 손해라 쓰긴 하지만 찝찝하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책임을 쇼핑으로 덮으려 한다"는 비판이 함께 나온다. 카테고리별로 쪼개진 이용권 구조와 3개월의 사용 기한, 잔액이 환급되지 않고 소멸되는 방식 역시 '소비 유도 설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보상안의 규모 자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쿠팡이 투입한 보상 규모는 약 1조6850억원으로 지난해 1~3분기 합산 순이익의 4배를 넘는다. 탈퇴 회원까지 포함해 전 고객에게 동일하게 지급한 점도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그만큼 비용 부담이 향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실제 이용 경험이 긍정적으로 쌓일 경우 이탈을 막는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라는 본질적 문제를 쿠폰으로 대체할 수 있느냐는 논쟁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수민 기자 breathe_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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