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금융 일환으로 지주사 저축은행→은행 대환대출 실시
인뱅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2금융권, 수익성 압박
인뱅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적극…2금융권, 수익성 압박
[사진=연합뉴스] |
서민과 중저신용자를 상대로 중금리 자금을 공급해 온 제2금융권 존립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포용금융 확대와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카드사 할 것 없이 2금융권 기능 자체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금융권에서는 기존 역할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구조적 압박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포용금융 차원에서 지주 산하 저축은행 고객의 고금리 대출을 은행권 중금리 상품으로 이전하는 대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취약 차주 이자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인데 저축은행으로서는 핵심 수익원인 우량 차주가 은행권으로 빠져나가는 결과를 낳는다.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수익 기반까지 약화돼 저축은행 경영 여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적극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영업도 주 고객층이 겹치는 2금융권에는 위협적이다. 인터넷은행은 은행권으로 분류돼 조달금리가 낮고 신용도는 높아 2금융권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연체 가능성이 낮은 차주들이 인터넷은행으로 이동하면서 2금융권에는 고위험 차주 비율이 더 높아지게 됐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을 확대하면서 추가 대출 여력까지 제한돼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시에 압박받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정책 기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고금리 서민금융에 대해 '잔인한 금융'이라고 수차례 지적하면서 중금리 대출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
일례로 이달부터 신용평점 하위 20%를 대상으로 한 햇살론 특례보증 금리가 연 15.9%에서 12.5%로 내려가고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자는 적용 금리는 9.9%로 낮아졌다. 성실 상환 시 페이백을 통해 실질금리는 5%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그간 2금융을 이용해온 저신용 차주 상당수가 정책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2금융업권 전체가 고위험·저수익의 악순환에 빠지거나 대출 취급 자체를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여기에 2007년부터 이어진 카드 수수료 인하, 저축은행 영업구역 규제에 따른 인수합병(M&A) 제한 등도 수년째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본업의 성장이 제약된 상황에서 신사업 확장도 쉽지 않아 업권 전체가 한계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을 단순히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위험을 분담하는 금융 생태계의 한 축으로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2금융권이 위기에 장기간 노출돼 금융 완충 역할을 상실하게 되면 중저신용자 금융 공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안선영 기자 asy72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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