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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성공 방정식 26개로 쪼개 리스크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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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성공 방정식 26개로 쪼개 리스크 지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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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라는 거대 단일 IP 의존도에서 벗어나 다작과 속도전을 앞세운 체질 개선에 나섰다. 수년 간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하나를 만드는 기존의 대작 흥행 문법 대신, 검증된 리더십을 중심으로 제작 라인을 잘게 쪼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게임 내 물리엔진 기술을 로봇 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도 함께 내놨다.

크래프톤은 15일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를 열고 2026년 경영 전략을 발표했다. 김창한 대표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게임의 본질과 가치 확장을 화두로 던졌다. 핵심은 작년에 이어 빅 프랜차이즈 IP 전략의 고도화다. 단순히 게임 하나를 히트시키는 것을 넘어 장르와 콘텐츠를 넘나들며 수십 년간 생명력을 유지하는 IP를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날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6개에 달하는 신작 파이프라인이다. 크래프톤은 서브노티카 2와 팰월드 모바일, NO LAW 등 12개 작품을 향후 2년 내 출시하겠다고 못 박았다.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경쟁사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프로젝트 수를 조절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이는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해 소수 정예 대작에 올인하던 업계 관행을 깨고 다수의 타석에 들어서 안타 확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제작 시스템도 뜯어고쳤다. 지난 1년간 15명의 제작 리더급 인사를 영입해 소규모 조직 단위의 제작 구조를 완성했다. 프로젝트 규모를 줄이는 대신 출시 속도를 높여 시장 반응을 빠르게 살피겠다는 의도다. 초기 팬층이 확실한 장르를 공략해 성공 가능성을 검증하고 반응이 오면 즉시 리소스를 투입해 스케일업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해 얼리액세스로 출시해 각각 1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인조이와 미메시스를 통해 가능성을 증명했다. 크래프톤은 올해 이 두 타이틀을 전략 IP로 지정했다. 인조이는 AI 시뮬레이션을 접목해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메시스는 협동 공포 장르의 대표 주자로 키운다. 단발성 흥행이 아닌 긴 제품 수명 주기를 가진 프랜차이즈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회사 전체 매출의 뼈대인 배틀그라운드 IP는 게임을 넘어선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단순히 총을 쏘고 생존하는 배틀로얄 장르에 머물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맵과 놀이 방식을 만드는 샌드박스 요소를 대거 도입한다. 로블록스나 포트나이트가 구축한 메타버스형 생태계를 배틀그라운드 특유의 현실적인 물리엔진 위에서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블랙 버짓과 블라인드스팟 등 신작을 통해 모바일과 크로스 플랫폼으로 영토를 확장한다.


AI 기술을 활용한 미래 먹거리 발굴 계획은 게임사의 경계를 넘보고 있다. 김창한 대표는 중장기 관점에서 피지컬 AI와 로보틱스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목했다. 배틀그라운드 등에서 축적한 정교한 가상 세계 물리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경험이 로봇 제어 기술과 맞닿아 있다는 판단에서다.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형 AI에 집중하는 다른 IT 기업들과 달리 현실 물리 법칙을 학습한 AI라는 차별점을 내세웠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크래프톤은 게임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며, 신작 도전을 실행 단계로 전환한 상태"라며 "PUBG IP 프랜차이즈를 콘텐츠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한편, 신작 파이프라인과 제작 리더십을 기반으로 프랜차이즈 IP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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