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파탄과 화폐 가치 폭락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지자 이란 정부가 지난 8일부터 인터넷을 포함한 국가 전체 통신망 폐쇄라는 극단적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이 거대한 디지털 장벽에 미세한 구멍이 뚫렸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그 주인공이다.
14일(현지시각)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는 8500만 이란 국민 눈과 귀를 가리려는 정부 시도에 맞선 정보전(戰) 양상을 띄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이란 인권 운동가들(HRANA)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시위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만 최소 2586명이 집계됐다. 일부 외신은 사망자 숫자가 1만2000명에서 최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링크는 이런 비극적 상황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알리는 일등 공신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8일 이란 정부가 통신망을 전면 폐쇄하자 이란 지역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료를 전격 면제했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이란 현지 활동가들은 13일부터 전파 수신기를 가진 누구나 무료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전했다. AP는 같은 날 “스타링크가 이란 정부의 전파 방해를 뚫기 위해 긴급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단행했다”고 전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팔콘 9 스페이스X 로켓이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14일(현지시각)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는 8500만 이란 국민 눈과 귀를 가리려는 정부 시도에 맞선 정보전(戰) 양상을 띄고 있다. 비영리 단체인 이란 인권 운동가들(HRANA)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시위로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만 최소 2586명이 집계됐다. 일부 외신은 사망자 숫자가 1만2000명에서 최대 2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타링크는 이런 비극적 상황을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알리는 일등 공신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8일 이란 정부가 통신망을 전면 폐쇄하자 이란 지역 스타링크 서비스 이용료를 전격 면제했다.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이란 현지 활동가들은 13일부터 전파 수신기를 가진 누구나 무료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전했다. AP는 같은 날 “스타링크가 이란 정부의 전파 방해를 뚫기 위해 긴급 펌웨어 업데이트까지 단행했다”고 전했다.
스타링크가 분쟁지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러시아 침공을 받은 후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는 군사 작전과 민간 통신을 지탱하는 핵심축이 됐다. 올해 마두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에서는 다음달 초까지 한 달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역시 이란처럼 정부가 인터넷을 통제하고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곳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스타링크는 고립된 상황 속에서 외부와 연결되는 유일한 통로”라고 했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상당하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처럼 법정 화폐 가치가 휴지조각이 되고, 은행이 마비된 국가에서 스타링크는 유일한 금융 인프라다. 시민들은 스타링크로 인터넷에 접속해 암호화폐를 거래하거나 해외에 있는 가족으로부터 송금을 받는다. 현재 이란에서 스타링크 안테나는 암시장 기준 600달러(약 88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 달러에 거래된다. 월 이용료 120달러(약 18만 원)를 일정 기간 면제해주는 조치는 가계 소득이 무너진 이란 시민들에게 경제적 보루가 된다.
이란 정부의 차단 방식과 스타링크의 우회 구조 |
스타링크가 독재 정권에 위협적인 존재가 된 비결은 압도적인 기술 구조에 있다. 기존 위성 인터넷은 지상에서 3만6000km 떨어진 정지 궤도 위성을 이용한다. 지표에서 멀리 떨어져 속도가 느리고 지연 시간도 길다. 스타링크는 550km 상공 저궤도에 수천 대 위성을 촘촘하게 배치해 지상과 거리가 가깝다. 그만큼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지연 시간도 거의 없다. 시위 현장에서 고화질 영상을 바로 전송할 수 있을만큼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보다 가벼운 200g 남짓한 안테나만 있으면 지상 기지국이 필요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정부가 광케이블을 끊거나 통신사를 압박해도 데이터 전송에 문제가 없다. 스페이스X는 이란 정부가 전파 방해를 시도하자 이에 맞서 바로 신호를 우회하는 펌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하는 실행력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스타링크가 단순한 통신 서비스를 넘어 새로운 지정학적 변수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마르코 파픽 BCA리서치 글로벌 지오매크로 전략가는 “스타링크는 권위주의 국가에서도 국가가 아닌 민간 기업이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며 “미국과 적대적인 정권이 있는 지역에서 스타링크 무료 제공은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스페이스X가 베네수엘라와 이란처럼 수천만명을 웃도는 이용자에게 수개월간 무료 혜택을 주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프로모션 기회를 통해 확보하는 데이터와 ‘자유의 수호자’라는 이미지는 비용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도움이 가고 있다”며 이란 시위대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보내며 머스크 행보에 힘을 실었다.
타임은 전문가를 인용해 스페이스X 역시 이런 대규모 프로모션을 중장기적 시장 선점 전략과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쟁 지역 무료 서비스는 당장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서비스가 불안정한 지역에서 독점적 성능을 증명할 기회다. 다른 기업이 대체할 수 없는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할 수도 있다.
앞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연결되는 ‘우주 기반 인터넷 표준’을 장악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로린 윌리엄스 CSIS 전략 기술 프로그램 부국장은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에 전략적 이익을 가져다 주는 확실하고 분명한 비즈니스 사례”라고 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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