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 식품주는 ‘상승 랠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작년에 ‘K-컬쳐’ 효과로 크게 주목받았지만, 치솟는 환율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식품주 중 수출 확대 여부에 따라 투자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KRX 주요 업종 지수 가운데 KRX필수소비재가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6개월간 지수는 6.4% 하락했다. 해당 지수는 KT&G, 삼양식품, 에이피알, CJ제일제당 등 주요 음식료 및 화장품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코스피 업종별로 살펴봐도 식품주는 유독 성적이 부진했다. 코스피 음식료·담배 지수는 반년간 6.88% 하락했다. 섬유·의류(-13.81%), 종이·목재(-13.58%), 비금속(-7.78%)에 이어 최하위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175.77포인트에서 4723.10포인트로 48.72% 가까이 뛸 동안 식품주는 뒷걸음질쳤다.
주요 식품부 주가 최근 등락률 |
주요 식품주의 주가도 급락했다. CJ제일제당은 17.57% 하락했으며 롯데웰푸드(-13.19%), 삼양식품(-18.5%), 오뚜기(-6.59%), 오리온(-11.1%) 등 줄줄이 급락했다. 지난해 초 식품주는 방산, 조선 업종과 더불어 가장 유망했던 섹터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정책의 무풍지대로 꼽히면서다.
여기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등 K-콘텐츠 인기로 농심 K-푸드 관련주도 기대감에 들떴지만 정작 기대감이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식품주 부진의 이유로 내수 소비 장기 둔화를 꼽는다. 고물가 환경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반복적인 가격 인상이 이뤄지자 소비자들의 피로감이 더해졌다. 이는 판매량 감소로 이어져 판가 인상 효과를 상쇄했다.
또 이전과는 달라진 소비 문화도 한몫했다. 유튜브 콘텐츠,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인기를 끄는 상품이 시시때때로 바뀐 데다가 작은 베이커리 업장, 식당이 트렌드를 주도하고 이를 대형 식품업체가 좇아가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증권사들도 식음료 업종에 대한 의견 하향에 나섰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 2025년 연초 대비 현재까지 90%가량 상승한 것과 비교해 음식료 업종 지수는 약 20% 상승에 그쳤으며 업종 멀티플 역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등한 환율, 투입 시점을 고려한 원재료 비용 등이 계속해서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 가운데, 내수 소비 부진 장기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로 판매량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업체들의 실적 성장세가 제한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진부진한 분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을 종목으로는 수출 여부와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오리온이 꼽힌다. K-푸드에 대한 글로벌 인지도 확산과 함께 수출 성장은 중장기적인 흐름인 만큼, 같은 업종 내에서도 수출 비중이 높거나 소비 파편화 흐름에 신속하게 대응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과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