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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한화④] 삼분지계 예약한 한화의 미래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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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한화④] 삼분지계 예약한 한화의 미래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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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한화그룹의 지주사인 주식회사 한화가 30여 년 만에 가장 과감하고 근본적인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14일 이사회를 통해 결의된 인적분할은 1992년 한국화약에서 한화로 사명을 변경하며 종합 그룹으로 도약했던 '제2의 창업'에 이어 사업의 전문성과 미래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제3의 창업' 선언과도 같다는 평가다.

분할은 그룹의 핵심인 방산·에너지·금융을 존속법인에 남기고, 제조 솔루션과 서비스·유통 부문을 신설법인으로 독립시키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부사장이 각자의 영역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시장에서 저평가받아온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다. 관전 포인트가 많다.

한화필리조선소 현지. 사진=한화

한화필리조선소 현지. 사진=한화


33년 만의 대수술,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전문성 극대화
그동안 주식회사 한화는 방산과 금융이라는 거대 장치·자본 산업과 유통·정밀기계라는 소비재·기술 산업이 혼재되어 있었다.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상쇄하는 장점이 있었으나 반대로 각 사업 부문의 성장 속도 차이로 인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하고 시장에서 적정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복합기업 디스카운트'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한화는 이번 결정을 통해 존속법인인 주식회사 한화와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로 나뉜다. 그리고 오는 6월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7월 중 분할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사실상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운영된다.

존속법인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이 이끄는 방산, 우주항공, 에너지 부문과 차남 김동원 사장이 맡은 금융 부문을 품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 그룹의 굵직한 캐시카우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하고 정부 간 계약(G2G) 등 장기적인 호흡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존속법인은 이러한 특성에 맞춰 안정적인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와 인프라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설법인은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주도하는 유통, 로봇, 정밀기계 부문을 아우른다. 한화비전, 한화정밀기계, 한화로보틱스,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이 포함된다. 이 영역은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B2C 사업과 첨단 기술 경쟁이 치열한 테크 산업이다.


신설법인은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시장 선점 효과를 노린다. 특히 백화점과 호텔 등 전통적인 서비스 산업에 로봇과 AI 기술을 접목하는 '피지컬 AI' 전략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사진=한화

사진=한화


과거의 한화와 결별, 밸류업으로 주주 마음 잡는다
한화의 이번 결정이 시장의 환영을 받는 이유는 명확한 주주환원 정책이 동반되었기 때문이다. 국내 재계에서 인적분할이나 물적분할은 종종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며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곤 했다. 그러나 한화는 이번 분할과 함께 발행주식의 약 5.9%에 달하는 자사주 445만 주(약 4562억 원 규모)를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된 자사주 소각 중 최대 규모로, 주당 가치를 즉각적으로 높이는 강력한 주주 친화 정책이다.


배당 정책 역시 파격적이다. 한화는 분할 이후 배당금을 전년 대비 25% 상향한 주당 1,000원(보통주 기준)으로 책정했다. 이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조치다. 또한, 과거 우선주 상장폐지 당시 약속했던 구형 우선주 전량 장외 매수 및 소각 계획도 차질 없이 이행하며 시장과의 약속을 지켰다.

이러한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화가 단순히 오너 일가의 승계만을 위해 회사를 쪼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방증한다.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를 부양하고, 이를 통해 주주와 기업이 윈윈(Win-Win)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앞서 방산 부문을 인적분할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분할 후 시가총액이 35%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재평가를 받은 바 있다. 주식회사 한화는 이 성공 방정식을 그룹 전체로 확대 적용하려는 것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사진=각 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사진=각 사.


승계의 퍼즐 완성, '삼형제'의 독립 경영 시대 개막
이번 인적분할은 재계의 오랜 관심사였던 한화그룹의 3세 승계 구도를 사실상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김승연 회장은 이미 지난해 4월 보유 지분의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하며 승계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분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물리적으로 회사를 나누어 형제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간섭 없이 경영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준 셈이다.

구도는 명확하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그룹의 상징인 방산과 미래 먹거리인 친환경 에너지를 총괄하며 명실상부한 그룹의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는 다보스포럼 등 국제 무대에서 탈탄소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리더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 계열사를 이끌며 글로벌 영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다. 그동안 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을 차지했던 유통·레저 부문을 맡아왔던 그는 이번 분할을 통해 로봇, 반도체 장비, 보안 솔루션 등 첨단 기술 기업들을 산하에 두게 되었다. 이는 김 부사장이 추진해 온 '푸드테크' 사업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다. 햄버거와 피자 등 외식 사업에 로봇 기술을 입혀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아워홈의 급식 네트워크와 결합해 거대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승계의 핵심 키(Key)인 한화에너지의 역할도 주목해야 한다.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는 그룹 지주사인 주식회사 한화의 최대 주주다. 시장에서는 향후 김동선 부사장이 보유한 한화에너지 지분과 김동관 부회장이 보유하게 될 신설법인 지분을 맞교환(Swap)하는 방식으로 형제간 계열 분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추가적인 현금 동원 없이도 지분 정리를 깔끔하게 마칠 수 있는 고도의 자본시장 전략이다.

사진=한화

사진=한화


안보와 기술로 무장한 한화의 미래
새롭게 출범할 한화는 어떤 모습일까? 존속법인인 한화는 한국의 록히드마틴을 넘어 토탈 방산·에너지 솔루션 기업을 지향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증한 글로벌 방산 수요에 맞춰 K9 자주포, 레드백 장갑차, 잠수함 등 육·해·공을 아우르는 무기 체계를 공급한다. 여기에 한화솔루션의 태양광과 수소 에너지 기술, 한화오션의 친환경 선박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 안보까지 책임지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신설법인은 삶을 혁신하는 기술 기업을 목표로 한다. 한화비전의 AI CCTV가 도시의 안전을 지키고,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이 사람이 하기 힘든 위험하거나 반복적인 노동을 대신한다.

한화정밀기계의 반도체 장비 기술은 AI 시대의 필수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의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첨단 기술은 백화점과 리조트라는 오프라인 공간에 접목되어 고객에게 전례 없는 경험을 제공할 전망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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