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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화약세 韓경제 펀더멘털과 안맞아”…정책신뢰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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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화약세 韓경제 펀더멘털과 안맞아”…정책신뢰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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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최근의 원화 약세에 대해 “한국의 강력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1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이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지난 12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은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즉각 반응했다. 15일(한국시간) 오전 2시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9.70 내린 14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하락은 10거래일만이다.

미국이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 제공자 중 하나라는 점에서 베선트 장관의 구두개입은 매우 이례적이다. 잘 알려진 대로 한국의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약속은 원화 약세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또 미국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 우리 정부의 외환 시장 개입을 제한하고 있다. 미 정부로서는 원/달러 고환율이 연간 2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이행에 부담이 돼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베선트 장관은 “외환시장에서 과도한 변동성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특히 미 경제를 뒷받침하는 핵심 산업에서 한국의 강력한 경제 성과가 한국을 미국의 중요한 아시아 파트너로 만든다”고 했다. 또 미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과 구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한국 통상·투자 협정의 완전하고 충실한 이행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최근 우리 경제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고환율 추세와 관련 국내에서도 여러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국내 거주자의 해외투자 증가로 인한 외화 순유출 규모 확대를 주요 원인의 하나로 꼽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경상수지 흑자(896억달러 순유입)와 외국인 국내증권투자(319억달러 순유입)에 따른 외화 유입에도 불구하고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와 국민연금 해외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총 196억달러(약 29조원)의 외화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한미 간 성장률 및 주식시장 기대 수익률 격차 등도 최근 환율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실물경제 규모 대비 통화량 과잉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정부의 확장재정과 한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결국 우리 실물경제가 합당한 시장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환율 결정요인은 복합적이지만, 결국은 경제 펀더멘털과 국내 투자 유인에 달려 있다. 정부는 규제 혁신과 산업 지원, 국내 증시 환경 개선, 해외 투자 유치, 재정 건전성 강화 등 일관된 정책과 신호로 시장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