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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종룡 이어 농협 강호동까지...금융권 CEO 모럴헤저드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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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종룡 이어 농협 강호동까지...금융권 CEO 모럴헤저드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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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우리금융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싼 도덕적 해이 논란이 잇따르며 업계 안팎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불법대출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우리금융지주 임종룡 회장에 이어 농협중앙회 강호동 회장까지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금융권 내부에서는 "개별 인사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 리더십 전반의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회사들은 그간 내부통제와 윤리경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정작 조직의 최상단에 있는 CEO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금융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6일 오전 은행연합회와 5대 금융지주 등과 함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연다. 이사회 운영 실태를 포함한 각 금융지주의 실제 지배구조 작동 상황을 집중 점검한 뒤 조만간 발족하는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개선 사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시장 자정이 어렵다는 당국의 판단이 내려진 것. 대대적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힘을 받은 덕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관행을 두고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올해 3월 각 지주의 주주총회에서 신한·우리·BNK금융 회장 연임안이 상정을 앞둔 만큼, 미리 금융지주 의사결정 구조를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점검 대상은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대 지주다.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이번 특별 점검을 통해 지배구조 모범 관행이 형식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얼마나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겠다고 예고했다. 2023년 당국과 업계가 함께 마련한 모범 관행이 현실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해 이사회의 투명성과 독립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게 금감원의 시각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인물은 바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다. 최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임 회장을 또다시 차기 회장 후보로 추천, 올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이 이뤄지면 임기 3년의 차기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사진=농협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사진=농협



우리금융은 최근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핵심 과제로 내세워왔다. 임종룡 회장 역시 취임 이후 책임경영과 윤리경영을 반복적으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각종 이슈가 불거지며, 말과 행동의 괴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예컨대 그룹 순이익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우리은행에서 발생하는 구조 속에서, 지난해 1100어원에 달하는 횡령 사건을 겪으며 국민 신뢰를 잃었다. 여기에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이 연루된 부당대출 사건(총 730억원) 가운데 451억원(62%)이 임 회장 취임 이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며 내부 통제력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내부통제 부실 회장이라는 꼬리표가 남아 경영 자율성이 크게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농협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을 둘러싼 논란은 농협이 강조해온 협동조합 정신과 공공성을 무색하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 회장은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에서 과도한 혜택과 방만한 출장비 지출 등을 지적받으며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강 회장은 5차례 해외 출장에서 하루 200만원이 넘는 해외 5성급 스위트룸에 묵은 것을 포함, 숙박비 상한을 초과 지출하며 뭇매를 맞고 있다. 여기에 연간 3억원이 넘는 연봉과 수억원의 퇴직금을 추가로 받고 있어, 논란이 커졌다.

농협은 뒤늦게 대국민 사과와 해외 숙박비 규정 등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농협이 금융과 유통, 공공성을 동시에 지닌 특수한 조직인 만큼, 수장의 도덕성 문제는 단순한 개인 리스크를 넘어 조직 전체의 신뢰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융권에선 이번 농협 사태를 개인의 실수나 우연한 사고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금융권 CEO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배구조와 견제 시스템의 한계가 동시에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회사 CEO는 일반 기업보다 훨씬 높은 윤리 기준을 요구받는 자리"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사한 논란이 반복된다는 건, 내부통제 시스템이 아래 조직만 향해 작동하고 위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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