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전, 서울특별시자치구공단이사장협의회 회장·전, 소방준감)
지난해 말 정부는 고강도 환율 안정 대책을 내놓고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원·달러 환율은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고 있어 불과 열흘 만에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에 투자하면 해외 양도소득세(20%)를 부과하지 않고 면제하겠다는 해외 주식 양도세 한시적 면제에다가 국민연금과 수출 대기업까지 동원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새해 들어 슬금슬금 오르며 되돌림 현상으로 도로 1,480원에 바짝 다가서며, 당국의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라는 대규모 외환시장 구두 개입은 불과 열흘을 버티지 못하고 물거품이 됐고 이 틈을 타 싸게 미국 주식을 사들인 서학개미 좋은 일만 시킨 셈이 됐다.
지난 1월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1484.9원을 찍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정부가 지난해 연말 국민연금 투입·규제 완화·세제지원에 이어 대규모 시장개입을 단행한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0거래일 연속해 47.1원(12월 29일 1,430.4원에서 1월 14일 1,477.5원으로)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9일∼3월 17일에 12거래일 연속해 92.7원 오른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이다.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줄곧 치솟는 이유는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01% 오른 99.152 수준으로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정부는 고강도 환율 안정 대책을 내놓고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원·달러 환율은 천정부지(天井不知)로 치솟고 있어 불과 열흘 만에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해외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에 투자하면 해외 양도소득세(20%)를 부과하지 않고 면제하겠다는 해외 주식 양도세 한시적 면제에다가 국민연금과 수출 대기업까지 동원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은 정부 뜻대로 움직이지 않고 새해 들어 슬금슬금 오르며 되돌림 현상으로 도로 1,480원에 바짝 다가서며, 당국의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라는 대규모 외환시장 구두 개입은 불과 열흘을 버티지 못하고 물거품이 됐고 이 틈을 타 싸게 미국 주식을 사들인 서학개미 좋은 일만 시킨 셈이 됐다.
지난 1월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8원 오른 1,477.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24일 장중 1484.9원을 찍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정부가 지난해 연말 국민연금 투입·규제 완화·세제지원에 이어 대규모 시장개입을 단행한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20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지난해 12월 30일부터 10거래일 연속해 47.1원(12월 29일 1,430.4원에서 1월 14일 1,477.5원으로)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2월 29일∼3월 17일에 12거래일 연속해 92.7원 오른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이다.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줄곧 치솟는 이유는 글로벌 강(强)달러 현상 때문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01% 오른 99.152 수준으로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 당국은 지난해 12월 한 달간 20억 달러 안팎의 외환보유액을 시장에 풀며 원화값 방어에 나섰지만 불과 20일 만에 원·달러 환율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외환 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에도 원화값이 계속 추락하는 것은 구조적인 달러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 때문이다. 외환 당국도 시장의 일방적인 기대감과 쏠림에 대해 지속적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약발이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외환 당국이 26억 달러 이상의 외환보유액을 헐어 환율을 1,429원까지 끌어내리자, 개인투자자들은 오히려 미국 주식을 싸게 사들일 기회로 활용했다. 정부가 지난해 연말 국민연금 투입·규제 완화·세제지원에 이어 대규모 시장개입을 단행하고 나섰지만, 약효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다. 알토란 같은 외환보유액만 고스란히 까먹는 셈이다. 환율이 오르면 "과도한 변동성은 용인하지 않겠다."라는 경고를 반복하면서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방어에만 매달리다 보니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전달보다 무려 26억 달러(약 3조 8,000억 원)나 감소했다. 올해 환율이 1,500, 1,600원도 깨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한국 돈이 휴지 조각 된다.'라는 괴담까지 횡행하는 지경이다니 걱정이 크다.
최근 원화 약세의 원인은 새해 들어 대내외 악재가 연이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이란 시위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탓에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일본 엔화도 급락세를 빚었다. 가뜩이나 개인·기업의 해외투자로 달러 가뭄에 시달려 온 외환시장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시장가치가 1조 달러에 육박하는 스페이스X, 오픈AI, 앤스로픽 등 미국 초대형 기업의 상장 예고도 '서학개미' 자금을 빨아들일 블랙홀이 돼 원화 약세를 한층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국내 복귀 시 양도소득세를 면제해 주는 당근을 제시해도 개인투자자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오히려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미국 주식을 24억 달러가량이나 순매수했다. 지난 1월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미국 주식 약 23억 6,739만 달러(약 3조 4,99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같은 기간 기준 최고치이며, 지난해 12월 한 달간 순매수 규모인 약 18억 7,385만 달러(2조 7,704억 원)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외환 당국이 환율을 억지로 끌어 내리자, 서학개미들은 오히려 달러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며 역주행 셈이다. 작금의'반도체 슈퍼사이클(Super Cycle │ 장기적인 상승 추세)'과 지난해 780억 달러(112조 6,810억원) 무역 흑자, 코스피 75.8% 급등조차도 원화 약세를 막지 못했다. 그야말로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지난 1월 8일 기준 679억 7,210만 달러로, 지난해 말(671억 9,387만 달러)보다 7억 7,823만 달러 늘어나 원화로 약 1조 1,300억 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 역시 환차손을 걱정해 수출대금의 원화 환전을 꺼린다. 지난 1월 13일 관세청이 무역 대금 불법 외환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1,138개 기업을 상대로 불법·편법 외환거래 단속에 나섰지만, 효과 여부는 의문이다. 코스피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중론이다. 한·미 금리와 성장률 역전이 오래 이어지게 되는 경우 외국인의 자본이탈이 현실화하지 말란 법이 없기 때문이다. 환율 급등은 저성장과 맞물려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대만에 추월당했고, 12년째 소득 3만 달러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는 'K 함정'에 빠져 있다. 국민연금과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땜질식 미봉책이나 '동족방뇨(凍足放尿 │ 언 발에 오줌 누기'의 졸속 처방이 성공한 적은 단언컨대 한 번도 없었다. 통화 가치는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정공법으로만 지킬 수 있다. 규제를 과감히 풀고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 용단을 내려야만 한다. 어느 때보다 성장 친화적 정책으로 국내 투자를 북돋는 게 절박하고 화급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환율은 한 나라의 경제 '펀더멘털(Fundamental │ 기초체력)'과 '신인도(Sovereign credit rating)'를 반영하는 거울이자 국가 경제의 실력이 응축된 결과다. 자본이 탈출하고 화폐가치가 추락하는 경제는 결국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근본 해법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경제체질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뿐이다.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친기업·친성장 정책을 통해 한국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것이 정답이다. 그러려면 돈 풀기를 자제하고 규제 혁신과 노동·교육 등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의 기초체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만 한다. 외환 방파제를 높게 쌓는 일은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늘리고 통화스와프 협정도 확대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 환율 급변동 등에 대응한 시장개입은 당연히 불가피하지만,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은행과 기업의 팔을 비트는 '관치'는 당장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 원·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상승은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傍證)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만 한다.
특히 외국 자본이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느냐도 중요하기 이를 데 없다. 각종 규제, 경직된 노동시장 등으로 인해 우리 기업들은 해외로 빠져나가고 외국 기업들은 한국 투자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을 각별 유념해야만 한다. 서학개미들은 반도체 등을 제외하면 유망 투자처가 보이지 않게 되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앞으로 엔화 약세 등 대외 변수에다 인공지능(AI) 등 미국 기업의 성장성까지 부각하게 되면 고환율은 더욱 고착화(固着化)할 위험이 크다. 자본 탈출이 이어지는 건 우리 경제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임을 직시해야만 한다.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 혁파, 노동 개혁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 확충과 미래 신산업 발굴에 속도를 내야만 한다. 무엇보다 중장기 비전과 개혁 로드맵을 분명히 제시하는 것이야말로 외환시장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 외환시장 안정의 출발점은 결국 경제체질 개선이다. 특정 품목에 의존하는 수출 구조에서 과감히 벗어나고, 고부가가치 산업과 서비스 수출을 키워야만 한다.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정비하고, 노동·연금·교육 개혁을 통해 잠자고 있는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국가역량을 총 집주(集注)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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