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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역할은 늘었는데 법은 그대로…조직법 제정 논의 본격화

뉴스1 나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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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역할은 늘었는데 법은 그대로…조직법 제정 논의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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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험에 묶인 법적 한계…고용·복지 사업과 법체계 한계 지적

입법 염두 둔 연구용역 착수…산재 60년·공단 30년 제도 재설계 신호탄



지난 2024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산재보험 60주년 기념행사를 찾은 시민이 희망나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2024.6.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지난 2024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 산재보험 60주년 기념행사를 찾은 시민이 희망나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2024.6.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산재보험 운영기관으로 설립된 근로복지공단의 역할이 고용보험, 임금채권 보장, 퇴직연금 등으로 확대됐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근거는 여전히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만 머물러 있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공단이 실제 수행하는 사업은 산재에만 국한되지 않지만, 법체계는 설립 당시 틀에 묶여 있어 제도와 현실 간 괴리가 누적돼 왔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공단의 설립 목적과 사업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한 별도 조직법 제정 논의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근로복지공단법 제정 연구' 용역을 발주하고, 공단의 법적 위상과 사업 구조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공단이 개별 조직법 없이 타 법률에 귀속된 채 운영되면서 발생해온 법체계 혼선과 사업 확장성의 한계를 제도적으로 정리하겠다는 취지다.

공단 역할은 커졌는데, 법은 여전히 '산재'에 묶여있어

공단은 설립 당시 산재보험과 근로복지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출범했지만 이후 고용보험, 보험료 징수, 임금채권 보장, 퇴직연금 등 다양한 사업이 추가됐다. 문제는 이 같은 역할 확대가 설립근거법 개정 없이 누적돼 왔다는 점으로, 현재 공단이 실제로 수행하는 사업과 법률상 근거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산재보험법에 기반해 공단 사업을 해석할 경우, 고용보험이나 임금채권 보장 등 위탁사업은 법적 범위를 벗어날 소지가 있다. 반대로 공단이 수행하는 모든 복지·보상 사업을 산재보험법에 포괄적으로 얹어 해석하면, 산재보험법이 일반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복지·보상 집행 근거로까지 확장되는 구조가 돼 법체계 정합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예컨대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이라는 표현을 두고도 산재 근로자만을 의미하는지, 일반 근로자까지 포함하는지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면서 제도 적용의 기준이 모호해지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행정처분 권한 위임, 기관장 명의 통지 방식 등에서도 법적 근거가 불명확해 행정 혼선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공단 내부의 문제 인식이다.

'조직법' 제정 통해 공단 정체성 재정립…입법까지 염두

연구는 우선 현행 산재보험법상 공단의 역할과 한계를 분석하고, 공단 전체 사업을 하나의 법률에 담는 방식이 법령 체계와 위임입법 원칙에 부합하는지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동시에 개별 조직법을 보유한 타 공공기관 사례를 조사해, 조직법 제정 전·후 사업 범위 변화와 장단점을 비교 분석할 계획이다. 조직법 제정에 실패한 사례까지 함께 검토해 입법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겠다는 구상이다.


공단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한 제도 검토를 넘어, 실제 입법까지 염두에 둔 접근을 택했다. 근로복지공단법(안)과 함께 시행령·부칙 초안 마련, 법제처 입안심사 기준을 반영한 제·개정 사유 정리, 전문가 회의 추진 등이 과업으로 명시됐고, 정부입법과 의원입법 등 다양한 발의 시나리오를 비교해 최적의 입법 경로를 제시하고, 국회 심의 과정까지 지원하는 방안이 과업에 담긴 점도 눈에 띈다.

이같은 조직법 논의는 지난 12일 열린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산재보험을 "시혜가 아닌 노동자의 권리"로 규정하며 처리 기간 단축과 인정 기준 개선을 강조했다. 동시에 임금체불 대응, 비정규직 처우 개선, 노동시장 격차 해소 등 공단이 수행하는 역할의 공공성과 권리성을 분명히 했다.

김 장관은 공공기관 업무보고에서 근로복지공단에는 국정과제인 산재 처리 기간 단축이 계획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지난 정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께서 지시하신 산재 인정 기준의 개선 이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산재보험은 노동자의 권리이며 산재 인정 과정이 소송보다 힘들다는 원성을 들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산재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 그 내용과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신뢰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처럼 공단이 수행하는 역할에 대한 정책적 기대와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토대는 여전히 과거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조직법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정책 현장에서는 공단이 이미 '산재보험 집행기관'을 넘어 노동자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복지·보상 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그러나 법적 토대는 여전히 과거 구조에 머물러 있어 정책 확장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반복돼 왔다.

이번 연구용역은 산재보험 60년, 공단 창립 30년을 앞두고 근로복지공단의 정체성과 역할을 다시 정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조직법 제정 논의가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 경우, 공단의 사업 수행 범위와 책임 구조가 더욱 명확해지고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대응할 제도적 유연성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freshness4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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