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1 언론사 이미지

[기자의 눈] 정청래식 정치적 명분이 놓친 민생

뉴스1 금준혁 기자
원문보기

[기자의 눈] 정청래식 정치적 명분이 놓친 민생

서울맑음 / -3.9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6.1.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6.1.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조선 16대 왕 인조(仁祖)가 오랑캐라 부르던 후금(청)의 군주를 향해 피가 날 정도로 이마를 찧으며 조아린 사건을 삼전도의 굴욕이라 부른다. 이를 국제 정세를 오판한 채 친명배금 외교를 고집한 인조의 실정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역사 해석이다.

그러나 정치의 영역으로 바라보면 다른 시각도 있다. 인조는 광해군의 친금배명 외교를 비판하며 반정으로 왕위에 오른 인물이다. 친금을 패륜으로 규정하며 즉위한 그에게 친금은 곧 자신의 정치적 정당성을 부정하는 선택이었다. 그런 점에서 인조의 선택은 국익과 별개로 왕위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정치에서는 집권을 위한 명분이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선택마저 강제한다.

대런 애쓰모글루 MIT 교수도 지난 2012년 저서에서 개발도상국의 가난은 단순히 권력자가 무지해서가 아니라, 결과를 알면서도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착취적 정치제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라며 주류 경제학을 비판했다. 그가 지난 202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한국 정치로 시선을 돌려보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광석화와 같은 내란청산을 기치로 당대표에 올랐다.

그래서 그가 당권을 잡는 과정에서 검찰·사법·언론 등 이른바 3대 개혁을 추진한 전략도 이해할 수 있다. 정 대표 또한 내란청산이 길어질수록 국민 피로도가 커진다는 점을 알 것이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6월 지방선거까지 내란 청산을 가장 중요한 정치 이슈로 삼겠다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출발도 안 한 2차 특검 이후에 총정리 특검까지 언급한다. 민생을 챙겨야 할 국회는 새해에도 살얼음판이다.

이에 원내대표 보궐선거에 뛰어든 3선 중진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내란청산에 과도하게 몰입하면 민생에 소홀하다는 인상을 준다"며 신속한 내란청산 후 민생체제 전환을 강조했다. 그간 당 안팎에서 제기되던 문제의식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정 대표는 특정 정치 커뮤니티가 민심의 흐름을 읽는 척도라고 말한다. 최근 유튜브에서도 기존 검찰청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법과 관련 검찰개혁이 후퇴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이 정치 커뮤니티에서 나온 것을 미뤄볼 때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동안은 정치 커뮤니티에서 어떤 일에도 이 대통령 비판은 자제해왔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곳에서 시선을 조금만 돌리면 환율 변동과 집값 상승을 두려워하며 오늘의 삶을 버텨내는 다수의 민심도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정 대표의 정치적 명분이 민생의 불안을 가리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rma1921k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