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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가냘퍼서(X) 가소로와(X) 고와(O)

연합뉴스 고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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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저런글] 가냘퍼서(X) 가소로와(X) 고와(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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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냘프다]를 활용하다 멈칫한다. 가냘파서일까, 가냘퍼서일까. 제목에서 보인 것처럼 가냘퍼서가 아니라 가냘파서로 쓴다. 가냘프다에서 프에 쓰인 모음 ㅡ는 음성모음이다. ㅓ ㅜ 계통의 어둡고 무거운 느낌의 모음. 어릴 적 학교에서 모음조화를 배웠다. ㅡ가 음성이니까 같은 음성이 따라야 할 것 같다. 가냘퍼서(퍼의 ㅓ)가 끌린다. 그런데 가냘파서라고 써야 한다니 '끼리끼리 어울린다'는 말이 늘 참은 아닌 걸까? ㅡ를 ㅣ와 같은 중성으로 보아, 그 앞에 있는 냘을 기준 삼아서 모음조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한 국어책의 해설은 이와 다르다. 냘에 쓰인 ㅑ가 양성모음(ㅏ ㅗ 계통의 밝고 가벼운 느낌)이기 때문에 같은 양성(파의 ㅏ)을 쓴다는 것이다. 어렵다. 그저 배가 '고파서', '아파서' 이듯 '가냘파서'로 외는 것은 어떨지.

한글 맞춤법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해설(국립국어원 2018년 1월) 캡처

한글 맞춤법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해설(국립국어원 2018년 1월) 캡처


[가소롭다]도 따져 볼 만하다. 가소로와로 기우는 유혹이 없지 않지만 가소로워로 쓴다. 롭의 ㅗ가 양성인데 왜 음성(워의 ㅓ)과 어울린단 말인가. 여기서도 이런 설명은 쓸데없다. 모음조화 따위의 규칙은 이들 낱말에 들어맞는 옷이 아니다. 안타깝다(→안타까워) 아니꼽다(아니꼬워) 반갑다(→반가워)이지 안타까와, 아니꼬와, 반가와가 아니잖은가. 깁다(→기워) 굽다[炙](→구워) 가깝다(→가까워) 괴롭다(→괴로워) 맵다(→매워) 무겁다(→무거워) 밉다(→미워) 쉽다(→쉬워)와 같은 ㅂ 불규칙 활용의 양태도 본다. ㅗ보다 ㅜ가 대세다. ㅂ 받침이 어미와 결합할 때 ㅜ로 바뀌어 제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외는 있다. '돕-, 곱-'과 같은 단음절 어간에 어미 '-아'가 결합되어 '와'로 소리 나는 것은 '-와'로 적는다 하여 돕다(→도와), 곱다(→고와)가 그 주인공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해설, 2018년 1월 - https://www.korean.go.kr/front/reportData/reportDataView.do?mn_id=207&report_seq=944

2. 김종욱(지은이 겸 펴낸이), 『대한민국 표준국어 어법 사전』, 2018

3. 이희자 이재성,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한국어』,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 (서울도서관 전자책, 유통사 Y2BOOKS)

4.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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