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개입했다 역풍 우려
이란 공격 계획 등 모두 보류
이란 공격 계획 등 모두 보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며 신정 체제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숙적’ 이스라엘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도 이란 본토 공격을 검토하고 있었지만, 현재는 섣불리 개입할 경우 역공을 자초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CNN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최근 각료들에게 이란 시위에 대해 공개 발언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시위 초기 질라 감리엘 과학기술부 장관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Make Iran Great Again)’라고 적힌 모자를 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을 때도 총리실이 제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본인도 지난 11일 각료회의에서 “이스라엘은 자유를 위한 투쟁을 지지한다.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것 외에 이란 정권을 향한 직접적 발언은 삼가고 있다.
네타냐후는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이란 본토에 대한 추가 공격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이후 이란 상황이 급변하면서 계획을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섣불리 나설 경우 이란 정권이 국민 불만을 외부로 돌릴 명분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불안을 조장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시위로 이란 정권이 약화하거나 붕괴할 경우 가장 큰 수혜자는 이스라엘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란은 하마스·헤즈볼라·후티 등 반(反)이스라엘 무장 세력의 핵심 후원국이다. 이란 정권이 흔들리면 무장 세력을 앞세운 ‘대리전(proxy war)’ 네트워크도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이란의 핵·미사일 개발이 차질을 빚게 되면 이스라엘로선 최대 안보 위협이 사라지게 된다. 이스라엘 입장에선 직접적인 군사 행동에 나서지 않고도 전략적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선 수세에 몰린 이란 정권이 이스라엘을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가 언급한 미군의 개입이 현실화할 경우 이란이 ‘최후의 수단’으로 이스라엘 본토 공습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군의 경계 태세를 높이고 병력 재배치를 지시했으며,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아이언돔 등 방공망도 재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마 샤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 선임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을 보복 대상으로 삼는다면 국면이 급변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