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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임금 협상 타결… 첫차부터 정상 운행

조선일보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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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임금 협상 타결… 첫차부터 정상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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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이틀 만에 노사 합의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14일 밤 타결됐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15일 첫차부터 버스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총파업을 시작한지 이틀 만이다.

노사 양측은 이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추가 협상을 벌인 끝에 합의안에 도장을 찍었다. 노사는 기본급을 2.9% 인상하고 통상임금 등 임금 체계 개편은 나중에 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측은 “일단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아쉬운 점도 있지만 파업이 끝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동계에선 “회사 측이 노조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임금·단체협약 협상의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이었다. 2024년 12월 ‘정기적으로 받는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불씨를 댕겼다. 통상임금은 월급 등 근로자가 정기적으로 받는 임금을 말한다.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통상임금이 오르면 연동된 수당과 퇴직금도 함께 오른다. 노동계 관계자는 “통상임금 문제를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따라 수백억원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보니 협상이 진통을 겪은 것”이라고 했다.

회사 측은 당초 “(대법원 판결대로)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넣으면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진다”며 “이참에 정기 상여금을 기본급화 하는 등 임금 체계를 손보고 임금 인상률은 10.3%로 정하자”고 주장했다. 사측은 다른 광역자치단체 버스 노사도 인상률 10% 안팎으로 합의한 점 등을 들어 사측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부산과 울산, 인천 등 시내버스 노사는 임금 체계를 개편하기로 하고 임금을 각각 10.48%, 10.18%, 9.72% 인상했다.

반면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임금 체계는 손대지 말고, 이번에는 기본급만 3%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통상임금 문제는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이번 임금·단체협약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노조는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이것만으로 각종 수당 등이 올라 12.85%의 임금 인상 효과가 있다”며 “사측의 10.3% 인상안은 사실상 임금을 삭감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따른 임금 인상분은 회사와 민사소송을 통해 받아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재정 부담 때문에 난색을 보였다. 서울 시내버스는 서울시가 예산을 들여 버스 회사 적자를 메워주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해마다 약 6000억원을 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 요구대로 임금을 올리면 매년 18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며 “그만큼 시민들의 세금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7800억원은 서울 성동구의 올해 예산(764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재정 부담이 커지면 장기적으로 버스 요금이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시 내부에선 “서울처럼 준공영제로 운영하는 다른 지역은 노사가 시민 부담을 생각해 한발씩 양보했는데 서울 노조만 유독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 시내버스 기사의 평균 연봉은 약 6300만원이다. 사측 제안에 따라 임금을 인상하면 약 6900만원이 된다. 부산은 현재 약 6800만원, 대구는 약 6300만원 수준이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요구대로 계산하면 평균 연봉은 약 7570만원으로 뛴다. 1년 만에 연봉이 약 20% 오르는 셈이다.

한편, 이날 일부 노조원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기사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좌표 찍기’를 해 논란을 빚었다. 13일 버스 기사 4만여 명이 가입해 있는 한 온라인 카페에는 서울 강동구 강일동에서 운행 중인 버스 3대의 위치와 노선이 올라왔다. 그러자 “이 회사는 노조에서 탈퇴시키자” “동료를 배신하고 운행 나간 사람들을 잊지 마라”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노조 소속이 아닌 촉탁직(계약직) 기사들이 주로 버스를 운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누군지 채증해서 재고용을 막아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버스를 운행한 기사 김모(55)씨는 “시민 불편이 너무 심하다고 해서 잠깐 운행했는데 실시간으로 내 버스를 노조원들에게 알리며 박제하더라”며 “노조의 압박이 무섭다”고 했다.


시민들은 일찌감치 지하철과 택시로 몰렸다. 이날 오전 5~7시 서울역과 강남역, 왕십리역 등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23곳을 이용한 승객은 7만672명으로 일주일 전 같은 시간대(6만1908명)보다 14.2% 늘었다. 직장인 이모(29)씨는 “평소보다 15분 일찍 나왔는데도 열차를 두 대 보낸 뒤에야 겨우 탔다”고 했다. 반면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구 버스정류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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