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제3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2027학년도 의대 증원을 ‘지역의사 선발 전형’에 국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한 의사 단체들은 여전히 의대 증원 자체를 거부하려는 태세다.
지난 13일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3차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의사인력 양성 규모 심의 기준’을 밝혔다. 앞서 지난 연말 지역에서 복무할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해 마련된 지역의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된 의대 신입생에게 학비 등을 정부가 지원하는 대신, 의사면허 취득 뒤 정해진 지역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정부는 2027학년도 의대 증원분을 해당 전형으로만 뽑겠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의대 증원은 필수의료 인력이 부족한 비수도권 지역의 의대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애초 의대 증원의 궁극적 목적은 의사가 부족한 지역과 진료 분야에 의사를 늘린다는 것이었다. 정부 방침은 이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을 제시한 것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지역별 수급 추계를 비롯해 더 구체적이고 빈틈없는 실행 계획이 나와야 한다. 수련병원이 서울에 있는 이른바 ‘무늬만 지방 의대’보다는 지역의 필수의료 확충에 기여할 국공립 의대 증원에 힘을 싣는 등 고려할 요인들도 적잖다.
정부는 다음달 초까지 증원 규모를 확정한다는 방침인데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의료계 반발이다. 같은 날 대한의사협회는 별도로 수급 추계 결과를 내놓으며 2040년 의사 수가 1만4684~1만7967명 과잉 공급 상태가 된다는 주장을 폈다. 같은 시점에 5015~1만1136명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의 추계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의협은 정부가 “흠결 있는 추계 결과”로 의대 증원을 강행하면, “물리적 방법으로 대응하겠다”며 오는 31일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소집해둔 상태다.
이번 정부 방침은 의료계 반발을 고려해 의대 증원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향후 설립될 공공의료사관학교 정원을 별도 증원분으로 배정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일종의 양보안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장기간 의료공백 사태를 초래했던 의사 단체가 또다시 ‘물리적 대응’ 운운하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단 한명의 증원도 불필요하다는 식의 반대만 외칠 게 아니라, 전문가 집단의 면모를 살려 향후 논의 과정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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