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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막내 김동선, 3형제 중 첫 '분가' 준비 끝냈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정혜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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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막내 김동선, 3형제 중 첫 '분가' 준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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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인적분할…'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 설립
김동선 담당 유통·레저·식음·로봇 계열사 모두 편입
M&A로 사업 키워…완전 독립 위해 추가 지분 필요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부사장이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한화그룹이 지주사 한화를 인적분할해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설립하기로 하면서다. 이 신설 지주사에 김 부사장이 맡은 유통·레저·식음·로봇 계열사 7곳이 모두 편입되면서 독자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김동선 맡을 새 지주사

한화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방산·조선·에너지·금융 부문은 존속법인에 남기고 테크·라이프 부문은 신설법인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로 분리하기로 했다. 이번 인적분할로 김 부사장은 삼형제 중 가장 먼저 한화그룹에서 독립할 준비를 마치게 된다.

김 부사장이 현재 한화그룹 내에서 맡고 있는 유통·레저·식음·로봇 분야는 신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신설 지주사에는 김동선 부사장이 미래비전총괄을 맡고 있는 계열사 7곳이 모두 편입된다.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 분야 계열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들이다.

사진=한화

사진=한화


인적분할은 6월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한화는 임직원 성과보상분을 제외한 보통주 445만주를 주주총회를 거쳐 소각한다.

김동선 부사장은 현재 한화 지분 5.37%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 소각으로 총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소폭 상승한다. 따라서 김 부사장의 지분율은 약 5.7% 수준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인적분할 과정에서 기존 주주들은 분할 비율대로 존속법인과 신설법인 주식을 배정받는다. 김 부사장 역시 존속 지주사와 신설 지주사에서 각각 약 5.7%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광폭 행보

김승연 회장은 일찍부터 승계를 염두에 두고 세 아들의 역할을 나눠놨다. 장남 김동관 부회장은 에너지·우주·방산을, 차남 김동원 사장은 금융을 맡는 한편 막내 김동선 부사장이 유통·레저·식음을 맡는 구도였다. 김 부사장의 경력도 이에 맞춰 시작됐다. 김 부사장은 2014년 한화건설에 과장으로 입사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 한화갤러리아 면세사업 태스크포스에 참여하며 유통업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독일에서 약 2년간 라운지바 등 식당업을 운영하며 식음(F&B) 사업 경험을 쌓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으로 그룹에 복귀한 뒤 그룹 유통업과 식음업, 그리고 로봇 등 신사업을 맡기 시작했다. 현재는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등에서 미래비전총괄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이 맡은 그룹 사업은 형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었다. 이에 김 부사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신사업을 통해 사업을 키워왔다. 지난해 5월 8695억원을 들여 인수한 급식·식자재 유통 기업 아워홈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해 말에는 아워홈을 통해 신세계푸드의 급식사업부를 사들이며 급식 사업을 크게 확대했다.

김동선 아워홈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5월 20일 비전 선포식에서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아워홈

김동선 아워홈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지난해 5월 20일 비전 선포식에서 아워홈 인수의 의미와 청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아워홈


이외에도 김 부사장은 F&B 신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한화갤러리아를 통해 2023년 6월 미국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와 화제가 됐다. 같은해 9월 음료 제조 및 수출업체인 '퓨어플러스'도 사들였다.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지난해 약 600억원에 매각하며 투자금(200억원)의 3배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처음으로 자체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선보이기도 했다.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본업' 강화를 위해 약 9000억원을 들여 압구정 명품관의 재건축도 추진하고 있다.


호텔 사업 역시 김 부사장 체제 하에 급격하게 확대됐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여수 벨메르 호텔, 안토(옛 파라스파라 서울) 등을 사들였고 현재 중앙그룹의 휘닉스중앙 인수도 추진 중이다. 김 부사장은 한화푸드테크를 통한 로봇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4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를 푸드테크 전문 기업 '한화푸드테크'로 출범시킨 데 이어 미국 로봇 피자 브랜드 등을 인수했다.

김 부사장은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를 앞세워 F&B 및 리테일 분야에서의 피지컬(Physical) AI 솔루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사장이 M&A로 모은 유통·레저·식음·로봇 계열사들이 신설 지주 체제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김 부사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향후 시나리오는

김 부사장은 이번 인적분할로 독립 경영 기반을 마련했지만 완전한 승계와 분리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김 부사장이 보유한 신설 지주사의 지분이 아직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가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의 주식을 기존 지분율대로 배정 받는다.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최대주주도 한화에너지(자사주 소각 전 기준 22.16%)로 유지된다. 그 다음은 김승연 회장(11.33%), 김동관 부회장(9.77%), 김동원 사장·김동선 부사장(각 5.37%) 순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당장 신설 지주사를 장악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김 부사장은 완전한 승계와 독립을 위해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형제간 주식 교환이다. 김동선 부사장은 존속 지주사 한화의 지분을 형들에게 내주고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이 신설 지주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지분을 내주는 방식이다. 서로 필요한 회사 지분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회사 지분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최종적인 경영 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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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사장이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신설 지주사 지분을 인수하거나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신설 지주사 지분을 증여 받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한화에너지 보유 지분 25% 중 15%를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하면서 약 825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외에 한화에너지가 추후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경우 구주매출을 통해 추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신설 지주사가 유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김 부사장이 유상증자에 적극 참여하고 다른 주주들의 참여가 제한적이라면 김 부사장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적분할이 김동선 부사장 담당 사업의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마련하는 단계"라며 "향후 지분 정리를 통해 한화그룹의 계열 분리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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