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전경 |
보험사가 보험 설계사에게 판매 수수료를 지급할 때 최대 7년간 나눠서 주도록 하는 방안이 내년부터 도입된다. 보험 설계사 이직금 명목으로 막대한 판매 수수료를 먼저 지급하다 보니, 설계사들이 나중에 판매 실적을 채우기 위해 갈아타기나 차익 거래 등 편법 영업을 벌이게 된다는 것이다.
14일 금융위원회는 보험 상품 판매 수수료 개편을 위한 보험업 감독 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보험대리점(GA)에서 설계사를 영입한 연도에 지급할 수 있는 판매 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12배로 제한하는 ‘1200% 룰’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는 보험사가 직접 고용한 설계사나 보험대리점에 판매 수수료를 줄 때만 1200% 룰을 적용했다.
또 보험 설계사 영입 2~7년 차에 수수료를 나눠서 지급하도록 ‘유지 관리 수수료’를 신설하기로 했다. 특히 5~7년 차에는 장기 유지 관리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해, 보험 계약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현재까지는 보험사들이 이직금이나 월급 명목으로 판매 수수료를 먼저 지급하고, 설계사가 그에 맞춰 판매 실적을 채우는 게 관행이었다. 그렇다 보니 월 보험료의 20개월분이 넘는 판매 수수료를 영입 1~2년차에 쥐어주면서 보험 설계사를 끌어모으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거액의 판매 수수료를 쥔 보험 설계사들은 고객을 그만큼 많이 유치하지 못하면 수수료를 다시 토해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설계사들이 고객들로 하여금 보험 계약을 자주 갈아타도록 유도하는 ‘무한 갈아타기’ 현상이 벌어졌다. 실제 보험에 가입한 지 2년이 경과한 시점에 계약을 유지하는 비율은 69.2%로, 미국(89.4%)이나 일본(90.9%) 등 주요국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또 판매 실적을 채우지 못한 설계사들이 스스로 보험에 가입해, 수수료와 해약환급금이 보험료를 넘어설 때 해지해버리는 ‘차익거래’ 문제도 불거졌다. 현재 이 같은 차익 거래 금지 기간은 보험 거래 후 1년에 그치는데, 금융 당국은 이를 보험 계약 전 기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에 판매 수수료를 분할 지급하도록 하면서, 판매 수수료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보험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 상품군별 판매 수수료율 등을 비교·공시하고, 선지급 수수료와 유지 관리 수수료 비중도 세분화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오는 3월부터 판매 수수료 비교·공시와 차익 거래 금지 기간 확대 등을 도입하고, 하반기부터는 보험 대리점에 1200%룰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판매 수수료 분할 지급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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