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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비밀방 208개 있다” 수상한 中대사관…“스파이센터 짓나” 영국서 논란

헤럴드경제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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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비밀방 208개 있다” 수상한 中대사관…“스파이센터 짓나” 영국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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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중심부에 신축 예정인 중국 대사관 조감도 [CBRE]

영국 런던 중심부에 신축 예정인 중국 대사관 조감도 [CBRE]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영국 런던 중심부에 들어설 초대형 중국 대사관 지하에 수백 개의 비밀 공간이 조성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영국 의원들은 “중국 공산당의 정보 활동 거점이 될 수 있다”며 대사관 신축을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일간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12일(현지시간) 옛 왕립 조폐국 부지에 들어서는 신축 중국 대사관의 검열되지 않은 설계도를 입수해, 건물 지하에 최대 208개의 비밀 지하 공간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측은 그동안 보안을 이유로 지하 공간 등 핵심 시설을 먹칠 처리한 설계도만 영국 당국에 제출해 왔다.

설계도에 따르면 일부 지하 공간은 런던 금융가의 핵심 금융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섬유 케이블과 불과 수 미터 거리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또 건물에는 최소 두 개의 대형 공기 배출 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으로, 고성능 컴퓨터 등 대량의 열을 발생시키는 첨단 장비가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중국 측은 지하 밀실 하나의 외벽을 철거해 재건축할 계획인데, 해당 외벽이 광섬유 케이블과 약 1m 거리인 것으로 드러나 도청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런던 중심부에 신축 예정인 중국 대사관 [데일리메일]

영국 런던 중심부에 신축 예정인 중국 대사관 [데일리메일]



버킹엄대 정보 및 안보학 교수인 앤서니 글리스는 “중국이 이런 개발을 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완전히 미친 짓”이라며 “도면만 봐도 방들이 케이블에 얼마나 가까운지 알 수 있고, 케이블은 비교적 쉽게 도청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형 서버에 적합한 냉난방 시스템까지 갖춰져 있다”며 “이는 영국을 넘어 유럽 전역을 겨냥한 중국의 정보 허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글리스 교수는 또한 대사관 단지의 규모를 언급하며, 비판 세력에 대한 불법 구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2년 홍콩 민주화 시위대가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으로 끌려가 폭행당한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야당 보수당의 앨리샤 컨스 의원은 “중국 대사관 신축은 영국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를 승인하는 것은 영국 핵심 금융 인프라의 심장부에 중국이 경제전을 벌일 발판을 내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여당 노동당 일부 의원들 역시 스티브 리드 주택지역사회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신축 승인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날 키어 스타머 총리가 안보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대사관 신축을 승인할 준비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타머 총리는 이달 말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으며, 방중을 계기로 승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거론된다.

영국 국내외 정보를 담당하는 보안국(MI5)과 비밀정보국(MI6)이 신축 계획에 공식 반대 의견을 내지 않으면서 정부 내에서는 추진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MI6는 “신축 중국 대사관의 안보 위험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신축 승인이 이뤄질 경우 런던 전역에 흩어진 6곳 이상의 외교 시설을 폐쇄하고 단일 대사관 단지로 통합할 계획이다. 영국 총리실은 외교 시설을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이 오히려 보안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스타머 총리의 방중과 중국 대사관 승인은 중국이 영국 내에서 대규모 스파이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정보기관들이 경고한 만큼 정치적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더타임스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