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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돌보던 中 시골 소녀, 자산 23조 성공신화 썼다

조선일보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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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돌보던 中 시골 소녀, 자산 23조 성공신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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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췬페이 렌즈테크놀로지 회장
엄마 일찍 잃고, 아버지도 장애 ‘힘든 유년’
유리 공장 일하며 회계·컴퓨터 독학
애플에 ‘휴대전화 유리’ 공급하며 기업 키워내
저우췬페이(56) 렌즈테크놀로지 회장./CNBC

저우췬페이(56) 렌즈테크놀로지 회장./CNBC


가난한 농촌의 딸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어머니까지 여의었지만, 공장 노동자로 시작하여 ’23조 기업가’로 성장. 이는 저우췬페이(56) 렌즈테크놀로지 회장의 성공 스토리다.

저우 회장은 ‘중국판 포브스’라 불리는 후룬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5년 중국 여성 기업가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그의 현재 순자산은 약 1100억위안(약 23조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12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같은 저우 회장의 성공 신화를 보도했다.

1970년 중국 후난성의 농가에서 태어난 저우 회장은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5세 때 어머니를 여의었다. 아버지는 일을 하다 다쳐 시각 장애가 있었고 손가락도 하나 잃었다. 어린 저우 회장은 극심한 빈곤 속에서 생계를 위해 농사일을 거들며 돼지를 돌보고, 쓰레기도 모으며 지냈다.

젊은 시절의 저우췬페이 회장./SCMP

젊은 시절의 저우췬페이 회장./SCMP


이후 중학교를 2년 만에 중퇴한 그는 열다섯 살의 나이에 광둥성 선전으로 향해 건설 현장 경비원과 유리 공장 조립 라인 노동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일과 후에도 그저 쉬는 법이 없었다. 여가 시간에 독학으로 회계와 컴퓨터를 공부한 그는 공장 전체 관리자까지 승진했다.

1993년에는 친척 6명과 함께 방이 3개 딸린 아파트를 임대하여 실크스크린 인쇄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시계용 유리 제조로 사업을 넓힌 그는 2003년 ‘렌즈테크놀로지’를 설립하며 휴대전화 유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저우 회장의 성공을 이끈 결정적 요소는 기술력이었다. 2004년 모토로라가 요구한 품질에 렌즈테크놀로지가 맞춘 것이다. 모토로라는 1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 유리를 요구했다. 당시 전 세계 어느 업체도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저우 회장과 그의 팀은 수개월 동안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해 충격에 강한 유리를 개발해 냈다. 이후 모토로라와의 계약을 따낸 저우 회장은 2007년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애플 공급망의 왕’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2015년에는 회사가 중국 선전 증시에 상장되면서 저우 회장의 자산이 크게 늘었다. 그러나 논란도 함께 따라왔다. 과거 저우 회장이 유부남의 내연녀였고, 그 남성의 자금으로 창업했다는 소문이 확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저우 회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뜬소문을 바로잡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며 “성공했을 때 너무 흥분하지 말고 힘들 때 우울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01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주신 구 소련 작가의 소설책 한 권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며 “아버지는 제게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소설 속 주인공처럼 강해지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저우 회장은 애플에 편중된 매출 구조의 위험성을 극복하기 위해 자동차와 로봇 산업 등 다른 사업 영역으로의 확장을 탐색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렌즈테크놀로지를 홍콩 증시에 상장해 기업 규모가 더욱 커졌다.

저우 회장은 “가난한 시골 소녀에서 조립 라인 노동자를 거쳐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상장까지 하게 된 것은 행운이 아니라 패배에 굴하지 않은 제 의지 덕분”이라며 “지금도 저는 저를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에서 고군분투하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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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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