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자 인터뷰
문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그 과정에 기꺼이 손길 하나 보탤 이들이 모였다. 올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남주 시인, 이정원 소설가, 박상현 평론가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 문학의 차세대 동력이 될 이들을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 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김남주 시인은 당선 전화를 받고는 “정말 내가 맞느냐”고 몇 번을 되물었다. ‘왜 믿지 못하냐’는 기자의 말에 “너무 오래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예 창작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한 뒤 마케팅 회사에 취업했다.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을 하면서도 시를 쓸 자신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는 “주 4일제 근무인데, 낮에는 돈 버는 글을 쓰고 밤에는 돈 안되는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정말 악독같이 썼다”고 말했다.
당선작 ‘졸업반’은 ‘엄숙함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시적 태도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시인은 작품에 대해 “대학을 졸업한 뒤 학교에 놀러 갔다. 사랑하는 동생들이랑 술에 취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했다. 한 친구가 잘 놀다가 주저앉아 울었다. 그를 둘러싸고 모두가 장미꽃처럼 한 겹 한 겹 둘러쌌다. 당시의 기억을 담아 25살 때 처음 쓴 시”라고 말했다. 시인은 퇴고 과정이 길다. ‘졸업반’도 이번에 당선될 때까지 매년 고쳤다. 그는 “10년 동안 고친 시도 있다”고 말했다.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정원(소설), 박상현(평론), 김남주(시) 씨가 지난 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
문학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그 과정에 기꺼이 손길 하나 보탤 이들이 모였다. 올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남주 시인, 이정원 소설가, 박상현 평론가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 문학의 차세대 동력이 될 이들을 신춘문예 시상식이 열렸던 지난 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자 김남주 시인. 정지윤 선임기자 |
김남주 시인은 당선 전화를 받고는 “정말 내가 맞느냐”고 몇 번을 되물었다. ‘왜 믿지 못하냐’는 기자의 말에 “너무 오래 준비했다”고 말했다. 문예 창작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한 뒤 마케팅 회사에 취업했다. 생계를 꾸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일을 하면서도 시를 쓸 자신이 있었기”때문이다. 그는 “주 4일제 근무인데, 낮에는 돈 버는 글을 쓰고 밤에는 돈 안되는 글을 쓴다는 생각으로 정말 악독같이 썼다”고 말했다.
당선작 ‘졸업반’은 ‘엄숙함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시적 태도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시인은 작품에 대해 “대학을 졸업한 뒤 학교에 놀러 갔다. 사랑하는 동생들이랑 술에 취해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했다. 한 친구가 잘 놀다가 주저앉아 울었다. 그를 둘러싸고 모두가 장미꽃처럼 한 겹 한 겹 둘러쌌다. 당시의 기억을 담아 25살 때 처음 쓴 시”라고 말했다. 시인은 퇴고 과정이 길다. ‘졸업반’도 이번에 당선될 때까지 매년 고쳤다. 그는 “10년 동안 고친 시도 있다”고 말했다.
시인은 지난해 출간된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 추모 시집’ <보고 싶다는 말>에 유가족 친척 자격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꿈속에서도 초여름이라’라는 시를 실었다.
당선 이후 여러 청탁 전화를 받고 있다. 제 이름을 단 시집을 내고 활동하는 미래를 그려볼 만하다. 그는 “당선 이후 기쁨은 잠깐이고 지금 걱정이 99퍼센트다. 너무 잘 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원래 멀리 생각하는 것보다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다. 내게는 ‘오늘 내일 쓰는 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 당선자인 이정원 소설가. 정지윤 선임기자 |
소설 당선작 <라이브>는 응급구조사였던 남성이 아내의 죽음 이후 일을 그만둔 뒤 서울을 떠나 파주 장릉의 관리인으로 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강렬한 사건보다 죽음과 삶을 반추하는 담백한 서술이 매력인 소설이다.
이정원 소설가는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2년간 대형병원 수술실 간호사로 일했다. 그는 “아픈 사람들이나 죽음을 자주 접하고 생각해 볼 일이 많았기 때문에 의도하진 않았지만 이번 작품에도 그런 경험이 녹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인을 오랫동안 바라보지 않았다면 포착하지 못할 장면들이 소설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는 심사평은 작가의 이 같은 경험에 기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소설엔 게임 ‘데이즈 곤’이 주요 소재로 사용된다. “동생이 하던 게임인데, 재밌게 했던 것이 기억났다. 소설 속 두 사람이 같이 했던 무엇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다 게임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소설가가 된 계기는 우연하다. 그는 “병원 생활을 하다 즐겁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했으니 책 관련 일을 해보자 해서 출판사에서 1년 정도 일했다. ‘내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문예창작과로 다시 대학에 입해 공부했다. 글에 대해 깊게 알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 나올 작품들은 어떤 모습을 띄게 될까. 그는 “내가 오랫동안 생각해 왔던 것들이 죽음과 연결된 것이라 아무래도 (작품 속에서) 빈번할 것 같긴 하지만, 아직은 생각 중”이라고 했다.
2026 경향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자인 박상현 평론가. 정지윤 선임기자 |
“문학이 그저 소수의 사람들만 즐기는 픽션으로서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것을 얘기한다는 것을 비평의 언어로 강조하고 재구성해 보고 싶었다.”
대학원에서 문화연구를 공부 중인 박상현 평론가는 문학 평론을 시작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번 신춘문예에서 소설가 박선우론으로 당선됐다. 2024년 장편 <어둠, 뚫기>로 문학동네소설상을 받기도 박선우 소설가는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 퀴어 소설을 주로 써왔다.
박 평론가는 “퀴어라는 소재 자체가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학계에서도 저항적인, 변혁적인 무엇이라고 표상되는데, 박선우 작가의 소설에서는 그렇지 않다. 지극히 시민적이고 평범한 삶을 영위하려는 모습, 그 모습을 가장 적확하게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퀴어의 의미를 재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은 해당 평론에 대해 ‘물음 속에 오래 체류하며, 작품의 질곡과 동행하는 저력은 많은 응모작들 중에서 특히 돋보였다’고 했다. 문화학을 연구하는 연구자이면서 이제 평론가로도 활동하게 됐다.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작가에 대해 그는 “최근엔 소설가 김멜라, 김병운의 작품을 눈여겨 읽었다”며 “한강 작가의 문학적 궤적에 대해서도 재질문해 보는 작업을 하고 싶어서 최근 작품들을 다시 읽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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