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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경쟁력 핵심은 초정밀 가공의 '예측 가능한' 미래··· “고난도 다축 가공 리스크-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으로 선제적 제거”

서울경제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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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제조업 경쟁력 핵심은 초정밀 가공의 '예측 가능한' 미래··· “고난도 다축 가공 리스크-디지털 트윈 시뮬레이션으로 선제적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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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공적으로 발사된 누리호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상징이자, 국내 제조 기업들이 축적해 온 초정밀 가공 역량을 입증한 사례다. 로켓 엔진의 터보 펌프부터 위성을 감싸는 구조물까지, 발사체를 이루는 수십만 개의 부품은 극한의 온도와 압력을 견뎌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기반에는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정밀 CNC 가공 기술이 필수이다. 우주항공은 물론 반도체 장비, 첨단 의료기기, 차세대 모빌리티 등 주요 산업 전반에서 정밀 가공에 대한 요구 수준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정밀도 요구가 높아지면서 제조 현장은 이전보다 훨씬 복잡해졌고 5축, 6축 기반의 다축 가공은 사실상 필수 공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공정 복잡도가 높아질수록 충돌, 공구 파손, 좌표 오차 등 리스크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공구와 장비의 움직임 범위가 넓어질수록 변수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숙련 작업자의 경험만으로는 이러한 위험을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인력난과 숙련공 은퇴가 겹치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역량은 제조 현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경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정밀 가공은 단 한 번의 오류만으로도 고가 소재가 폐기되거나 장비가 장시간 멈출 수 있다. 특히 다축 가공에서는 실제 장비에서 시험 가공을 시도하는 방식 자체가 비효율적이고 위험하다. 제조 기업들이 ‘작업자의 감’이 아닌 ‘사전 검증된 공정’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산업 환경 변화 속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바로 디지털 트윈 기반의 CNC 시뮬레이션이다. 실제 장비가 해석하는 G코드로 공정을 검증하고, 장비, 공구, 치구와 홀더, 가공 소재 등 생산 요소 전체를 가상 공간에 구현해 충돌 위험, 툴패스 누락, 좌표 오류 등 잠재적 문제를 가공 전 단계에서 사전에 발견한다. 또한 소재 특성과 형상에 맞는 최적의 가공 전략을 설계하는 데에도 활용된다. 고정밀, 고난도 가공이 일상이 된 지금, 이러한 사전 검증 기반의 공정 관리 방식은 제조 현장의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활용되는 CNC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Vericut(베리컷)도 이러한 디지털 트윈 기반 접근법을 구현하는 대표적 솔루션 중 하나다. 가공 중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고, 가공 조건을 분석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국내외 여러 제조 기업들이 Vericut을 통해 공정 안정성과 효율성을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밀 제조 환경이 고도화될수록 경쟁력은 공정의 ‘예측 가능성’에서 갈리기 시작한다. 예측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불량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하고, 장비 이상이나 공정 편차를 조기에 감지해 생산 중단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품질 일관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재작업을 줄여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며, 공급망 압력이 커지는 환경에서 안정적인 생산 계획을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항공우주처럼 기술 집약도가 높은 산업일수록 이러한 예측 및 관리 능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결국 고정밀 가공 시대의 경쟁력은 더 많은 장비를 확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을 설계하고 사전 검증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체계를 갖추는 데서 나온다.


정밀 제조 기술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금, 한국 제조업은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정비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숙련 인력 감소와 공정 복잡도 증가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조 공정을 ‘사전 검증 가능한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필수다. 초정밀 가공은 경험과 감각만으로 유지할 수 없는 영역이며, 디지털 트윈 기반의 공정 검증과 최적화 역량은 모든 제조 기업이 갖춰야 할 기본 인프라가 되고 있다. 기술 혁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공정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을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기업만이 국제 경쟁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정밀도를 기반으로 한 제조 경쟁력은 미래 산업의 문을 여는 핵심 열쇠이기 때문이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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