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2026.1.12/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
주택담보대출이 2년 연속으로 50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을 중심으로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아파트 매수세가 확대된 여파다. 이재명 정부 들어 하반기부터 각종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나섰지만, 올해 들어서도 연초부터 아파트 가격이 다시 오르는 등 부동산 선호 심리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2조6000억원에 달했다. 2024년(58조1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주택담보대출이 50조원 넘게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과 카드론 등 기타대출이 15조원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이 부동산에 묶이는 현상은 오히려 더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꿈틀대는 집값과 가계부채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잇따라 대출 규제에 나섰다. 먼저 ‘6·27’ 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분 총량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했다. 이어 ‘10·15’ 대책에서는 고가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한층 더 조이고,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었다.
다만 이러한 규제의 효과는 연말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5000억원 감소하며 증가 흐름이 꺾였다. 특히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이 1조3000억원 줄어들며, 11월까지 이어지던 대출 확대 흐름이 연말 들어 둔화됐다.
12월 대출 구조를 들여다보면 전체 가계대출은 줄었지만, 정책금융을 통한 실수요 대출은 오히려 늘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디딤돌·버팀목 대출은 8000억원 증가했다. 고소득·고액 차주 대출은 조이되, 무주택자와 서민 실수요 대출은 보호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수치로 나타난 셈이다. 같은 기간 기타대출이 3조6000억원 급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등 투기성·유동성 성격이 강한 대출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일부 완화됐다.
금융당국은 고액 주택담보대출을 더욱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도 내놨다. 이날 금융위는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주택금융신용보증기금 출연요율 기준을 기존의 ‘대출 유형’에서 ‘대출 금액’ 기준으로 바꾸기로 했다. 대출 금액이 낮을수록 출연요율을 낮게 적용하고, 고액 대출일수록 더 높은 출연요율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은행들이 고액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취급할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로, 대출 증가의 무게중심을 실수요 중심으로 옮기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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