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경.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
감사원이 유병호 전 사무총장(현 감사위원) 시절 완화된 규정으로 이뤄진 무분별한 디지털 포렌식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포렌식 통제 방안을 발표했다.
감사원은 14일 ‘인권 친화적 감사’를 위한 감사절차 관련 규정 개정안을 발표했다. 디지털 자료는 현장에서, 원본으로부터 선별 및 추출하는 원칙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선별·추출할 자료가 없어도 수감자에게 관련 내용을 고지해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또 포렌식 실시계획의 전결권자(현재 국장)도 감사원 사무차장 등으로 상향한다. 대상자가 10명 이상으로 다수이거나, 감사대상 기관 외 대상에 대해 포렌식을 실시할 경우 사무총장 결재를 받도록 해 보다 엄격한 통제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수사기관에 고발이나 수사요청, 수사 참고자료 제공을 할 때에도 포렌식 결과는 제외할 계획이다. 자료 관리도 강화해, 디지털 자료를 추출한 뒤 복제본은 즉시 폐기하고, 법정 검증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 예외적 상황에만 보관하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런 개정 사항을 올해부터 적용한다.
감사원 포렌식은 윤석열 정부 들어 유병호 사무총장 체제로 바뀌면서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86건에서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2년 584건, 2023년 551건으로 크게 늘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겨냥한 국민권익위원회 감사, 통계청 감사,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실태 감사 등 문재인 정권을 겨냥한 감사에 대해서는 682개 기기에 대한 포렌식이 이뤄졌다.
조사개시 통보에 관한 통제도 강화된다. 감사원법상 감사에 착수하면 해당 기관이나 대상자에게 조사 개시와 종료를 통보한다. 조사 개시를 통보하면, 결과적으로 위법·부당한 점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조사 해제 전까지 당사자는 포상 대상에서 빠지거나 징계를 받을 우려에 심리적 부담을 받게 된다. 이에 감사원은 조사개시 통보 후 분기마다 통보 유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의무화해 감사 대상자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조사개시 통보 대상자 2606명 중 절반에 가까운 1200명(약 46%)이 처분요구 대상이 아니었는데도 평균 276일간 감사원 감사에 따른 인사 불이익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실지감사 종료 후 추가 조사도 자제할 전망이다. 실질적인 감사를 하는 실지감사 기간이 끝난 뒤에도 수감 기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이어가는 관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앞서 감사원 운영 쇄신 티에프(TF)가 유 전 총장 시절 이뤄진 서해 사건 감사와 통계청 감사 등 7대 감사를 점검한 결과, 해당 감사의 감사운영 기간이 감사원 전체 평균(252일)보다 2.2배 많은 544일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지는 감사는 대상자에게 감사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이에 감사원은 실지감사가 끝나면 후속 감사 출장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경우 ‘실지감사 연장’ 결재를 받도록 출장에 대한 내부 통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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