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헤럴드경제 언론사 이미지

분양권 가계약금 노린 ‘사기주의보’

헤럴드경제 김희량
원문보기

분양권 가계약금 노린 ‘사기주의보’

속보
코스피, 0.65% 오른 4723.10 마감…또 사상 최고치
위조 신분증 등으로 계약금 편취
거래허가 전 가계약 관행 피해키워
업계 “공증, 에스크로 계좌활용해야”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분양권 거래 시장에서 매수자의 조급함을 겨냥한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 등기를 통한 소유권 확인이 어려운 분양권 거래의 구조를 악용한 사례로 업계에서는 집값 상승 분위기 속 유사 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14일 공인중개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강동구의 한 미등기아파트에서 분양권자를 사칭한 A씨가 매수 의향자로의 가계약금을 가로챈 일이 발생했다. 매수 의향자는 매물을 선점하고자 1000만원을 송금했지만 위조 신분증, 대포폰 등을 사용했던 A씨는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최초로 주택을 분양받는 분양권자는 별도의 허가가 불필요하다. 단 제3자에게 분양권을 전매하는 경우에는 관청 허가가 필수다.

분양권 매수 시 입주확약 및 이용의무기간(2년)을 약속해야 허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는 토지거래 허가 전 단계에서는 계약준비 행위로 보아 금전(약정금 등) 거래를 하지 말 것을 권하지만 가계약금은 업계에서 관행처럼 여겨진다.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에는 아파트 매매와 분양권 거래 시 본계약 전에 토지거래허가라는 절차가 추가됐지만 허가 신청 전 가계약금을 주고받는 관행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로 최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신축 분양권이 있는데 중개업소에서 프리미엄을 준다며 토허제 신청 전에도 1000만원을 보내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다”며 “매도를 고민 중”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에 지난해 말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1200건을 넘어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10·15대책 후에는 연초 대비 거래가 급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113건(취소 건 제외)이던 거래량은 11월 31건으로 급감했다가, 12월 들어 44건으로 소폭 늘었다.


신축 품귀 속 거래 수요는 존재하지만 매수나 매도 모두 작년 초에 비해 원활하지 않은 모습이다. 특히 매물 자체가 많지 않고 토허제로 거래 가격마저 시차를 두고 공개되는 만큼 매수자 입장에서는 거래 환경이 불리해진 측면이 있다.

실제 이번 강동구 사례에서도 매도인을 사칭한 인물이 “급매로 시세보다 싸게 팔겠다”고 접근해, 중개사와 매수 의향자 모두를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공인중개사협회는 지난 12일 공지를 통해 “가짜 매도인들이 전화와 문자로만 소통해 가계약금을 받은 뒤 본계약 전 도주하는 특징이 있다”면서 “대면 및 실물 신분증 확인을 통해 매도인의 인적사항과 실소유자 여부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업계에서는 매물 부족 상황이더라도 거래를 서두르기보다는 확인 절차를 거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토지거래허가제 대상 지역에서는 허가 이전에 이뤄진 금전 거래가 법적으로 보호받기 어렵다”며 “허가 전 약정금이나 가계약금은 개인 계좌로 지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불가피한 경우라면 공증이나 에스크로 계좌 등 안전장치를 활용해야 하며, 그렇지 않다면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김희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