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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암호화폐 규제 틀 첫 공개…‘증권이냐 상품이냐’ 경계선 긋는다

헤럴드경제 서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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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암호화폐 규제 틀 첫 공개…‘증권이냐 상품이냐’ 경계선 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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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 성격 규정해 SEC·CFTC 관할 명확화 추진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두고 은행권·코인업계 정면 충돌
“암호화폐 대통령” 자처한 트럼프, 입법 속도 변수로
암호화폐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로이터]

암호화폐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상원의원들이 암호화폐 시장을 둘러싼 오랜 규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법안 초안을 공개했다. 암호화폐 토큰을 증권으로 볼지, 상품으로 볼지를 명확히 규정해 감독 당국의 관할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 한층 빨라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상원의원들은 1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반에 적용될 규제 체계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핵심은 암호화폐 토큰의 법적 성격을 정의해,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중 어느 기관이 감독 권한을 갖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업계가 선호해 온 CFTC가 암호화폐 현물 시장을 감독하도록 길을 열어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암호화폐 업계는 그동안 명확한 입법 없이 규제 당국의 해석과 지침에 의존해 온 구조가 사업 불확실성을 키웠다며 법 제정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업계는 이번 법안이 미국 내 디지털 자산의 장기적 성장에 필수적인 ‘규칙의 토대’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조항을 놓고 금융권과 암호화폐 업계의 이해 충돌은 여전하다. 법안은 암호화폐 기업이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소비자에게 이자를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되, 송금이나 로열티 프로그램 등 특정 활동에 대한 보상은 허용했다. 은행권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이자 지급이 허용될 경우 예금이 은행 시스템에서 빠져나가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반면 암호화폐 업계는 제3자가 스테이블코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막는 것은 반경쟁적이라며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단체들은 은행권이 기득권 보호를 위해 입법 과정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에 나섰다.

법안은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이번 주 심의에 들어가며, 상원 농업위원회도 이달 말 자체 법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수정 과정에서 내용이 달라질 가능성은 크다. 하원은 지난해 유사한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는 자금세탁 방지 규정과 탈중앙화 금융(DeFi) 요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논의가 교착돼 왔다.


정치 일정도 변수다. 일부 로비스트들은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회가 정치 지형 변화에 집중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이 실제로 통과될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입법이 지연될 경우, 암호화폐 기업들이 차기 행정부에서 뒤집힐 수 있는 규제 지침에 계속 의존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암호화폐 대통령”으로 내세우며 업계의 정치적 지원을 받아왔고, 그의 가족이 운영하는 암호화폐 관련 사업도 시장 주류화에 일조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암호화폐 친화적 입법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워싱턴의 입법 시계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