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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4곳 중 3곳 “생산적 금융 지원받으면 매출 늘 것”

헤럴드경제 유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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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4곳 중 3곳 “생산적 금융 지원받으면 매출 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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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금은방 여성업주 살해한 40대 남성, 종로서 체포
매출 개선 전망기업 성장폭 ‘1~5%’ 최다
반도체·석화 엇갈린 ‘K자형 성장’ 전망
기업 10곳 중 3곳 설비 투자에 활용 의향
“대형 프로젝트 아니면 단순 대출만 기대”
건설중인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건설중인 SK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기업 4곳 중 3곳은 기업과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이 확대될 경우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 자금으로서 생산적 금융에 대한 기대는 분명했지만 매출 개선 효과는 업종별로 엇갈리는 ‘K자형 성장’ 양상도 나타났다. 특히 국민성장펀드는 정책 취지에 비해 현장 이해도가 낮아 시장과의 보다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적 금융도 ‘K자형 성장’=14일 헤럴드경제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상위 1000대 주요 기업 중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산적 금융 인식 설문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75%는 ‘생산적 금융을 통해 자금을 공급받을 경우 매출이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현 수준 유지’라는 응답도 25.0%에 달해, 자금 공급만으로 즉각적인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도 적지 않았다.

매출 개선을 전망한 기업들은 기대 매출 증가 폭으로 ‘1~5%’를 꼽은 응답이 42%로 가장 많았다. ‘5~10%’로 본 응답은 18.0%, ‘10~20%’는 11.0%로 나타났고, ‘20% 이상’의 고성장을 기대한 기업도 4.0%로 집계됐다. 특히 20% 이상 성장을 전망한 기업들은 역대급 호황기를 맞은 전기전자·반도체와 물류해운·조선 업종에 집중됐다.

반면 현재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석유·화학의 경우, 생산적 금융 지원을 받더라도 기업 7곳 중 4곳(57.1%)은 매출 성장에 대해 ‘현 수준 유지’라고 응답했다. 이는 불황 장기화를 겪고 있는 건축·건설업(7곳 중 2곳·28.6%)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생산적 금융에 대한 매출 기대감에서도 이른바 ‘K자형 성장’이 나타났다. K자형 성장은 고성장 부문과 저성장 부문이 갈리면서 성장 그래프가 알파벳 ‘K’ 모양으로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을 뜻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경기 회복을 가늠하는 과정에서 업종·산업 간 격차가 확대되는 ‘K자형 성장’을 주요 리스크로 보고 있다.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산업의 호조에도 성장 체감도가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재정경제부는 새해 경제성장 전략에서 반도체 호조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제시하면서도 ▷석유화학·철강 부문 업황 부진 지속 ▷미분양 누적에 따른 지방 주택시장 침체 등은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았다.


▶기업 3곳 중 1곳 “설비 투자에 활용”=설문에선 설비투자를 통한 중·장기 경쟁력 강화에 생산적 금융 자금을 활용하겠다는 수요도 확인됐다. 자금 조달 목적을 묻는 질문에 ‘설비 투자’라고 답한 비중이 34.1%로, 운영자금(55.7%) 다음으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단기 유동성 확보를 넘어 생산 능력 확충과 사업 기반 강화를 위한 중·장기 투자 수요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설비 투자는 연구개발(R&D)이나 신사업 진출에 비해 가시적인 생산성 개선 효과를 빠르게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산적 금융의 현실적인 활용처로도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R&D를 자금 조달 목적으로 꼽은 응답은 2.3%에 그쳤고, 신사업 진출과 부채 상환은 각각 3.4%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생산적 금융을 단순한 기업 대출이 아닌 기술과 고용에 대한 투자 관점으로도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운영자금도 고용이나 기술 개발과 연결돼야 생산성 금융 취지에도 부합하다”며 “설비투자 역시 기술 검증과 상용화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핀 뒤 생산적 금융 지원 대상으로 삼아야 정책 효과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성장펀드, 대출과 차별성 둬야”=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의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선 시장과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로봇 등 12개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설문 결과, 기업 10곳 중 6곳은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할 의사가 없다(61%)고 응답했다. 기업들은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50.8%)을 망설이는 주된 이유로 꼽았다.


또 ‘첨단산업 한정으로 대상에 부적합하다’는 응답이 19.7%(2위)나 됐다. 이 밖에도 투자 조건이 불명확하다(3.3%), 접근이 어렵다(3.3%), 사업 타당성·지원 기준이 엄격하다(1.6%)는 응답도 있었다. 시장에선 국민성장펀드가 명목상 투자 펀드임에도 실제로는 대출에 가까운 성격이 강하거나 기존 정책 자금의 재배치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민성장펀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역 투자 비중에 대한 보다 탄력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술과 인재가 수도권에 집중된 첨단 산업 구조상 지방 이전이나 거점 신설은 부담이 클 수 있다”며 “다양한 혁신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펀드 초기 단계에선 생산 라인을 지방에 두거나 지역 인재 채용 확대 등도 고려하는 등 유연한 접근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