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조선일보 언론사 이미지

지난달 실업자 121만명 역대 최대...청년 쉬었음 인구는 22년만에 최대

조선일보 유준호 기자
원문보기

지난달 실업자 121만명 역대 최대...청년 쉬었음 인구는 22년만에 최대

속보
법원, '서부지법 난동 배후 의혹' 전광훈 구속적부심 기각
지난해 12월 실업자 수가 ‘12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월 실업률은 4.1%로 치솟아 같은 달 기준으로 2000년(4.4%)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1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 수는 121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3000명 늘었다. 12월을 기준으로 보면 199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한유진


전체 15세 이상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수를 나타내는 실업률도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실업률은 4.1%로 전년 같은 달보다 0.3%포인트 올랐다. 12월만 보면,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5.2%)과 2000년(4.4%)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체로 보면 지난달 실업률은 2022년 1월(4.1%)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통상 12월은 추운 날씨와 결빙으로 야외에서 이뤄지는 작업이 중단되거나 축소돼 실업자 수와 실업률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공사가 중단되는 건설업이나 농한기를 맞는 농림어업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재정 지원 일자리 사업이 종료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청년 ‘쉬었음’ 41만1000명… 역대 최대

특히 30대 실업자 증가 폭이 가팔랐다. 지난달 30대 실업자는 17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3000명 늘었다. 30대 실업률은 2.2%에서 3.0%로 0.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달 대졸 실업자 수도 43만3000명으로 1년 새 7만명 늘어났다.


지난달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도 2024년 12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많았다. 지난달 쉬었음 인구는 41만1000명으로 2024년 12월과 같은 규모로 집계됐다. 작년 30대 쉬었음 인구는 30만9000명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는 42만5000명, 20대 쉬었음 인구는 40만5000명으로 202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 폭 2년 연속 10만명대 그쳐

건설업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취업자는 2년 연속 10만명대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76만9000명으로 작년보다 19만3000명 늘었다. 연간 취업자 증가 폭은 2022년에는 81만6000명 늘어나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가 2023년 32만7000명, 2024년 15만9000명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특히 청년 취업자 수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12월 청년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1만2000명 줄어 38개월 연속 감소했다. 20대 고용률은 59.5%로 같은 기간 0.3%포인트 하락해 1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별 취업자 수는 건설업(-12만5000명), 농림어업(-10만7000명), 제조업(-7만3000명) 등에서 많이 줄었다. 건설업은 2013년 산업 분류 개정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은 2019년(-8만1000명) 이후 6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23만7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5만4000명), 금융 및 보험업(4만4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고용률 ‘역대 최대’에도 청년 고용률은 4년 만에 최저

지난해 연간 기준 15~64세 고용률은 69.8%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 고용률도 1년 전 대비 0.2%포인트 오른 69.6%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고용률은 2021년 3월부터 58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늘어났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을 뜯어보면 ‘일자리 착시’가 심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역대 최대치 고용률은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서가 아니고, 고령층의 공공 일자리 증대에 따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 청년 고용률은 45%로 2021년(44.2%)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12월 기준 청년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한 44.3%를 기록했다. 청년 고용률은 2024년 5월 전년 대비 0.7%포인트 감소한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해 60세 이상 고령층 고용률은 46.7%로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취업자 수도 60세 이상에서 34만5000명 늘어난 반면, 20대는 17만명 감소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발표한 ‘민간 고용 추정을 통한 고용 상황 평가’ 보고서에서 정부 주도의 노인 일자리 급증이 ‘고용 통계 착시’를 심화시켰다고 비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공공 일자리는 2015년 중 월평균 113만명에서 2025년 중 1~3분기 208만명으로 약 1.8배 확대됐다. 특히 노인 일자리는 2015년 중 27만명에서 2025년 중 1~3분기 99만명으로 약 3.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민간 고용 증가 폭은 2022년 23만7000명에서 2025년 3분기 중 12만2000명으로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취업자 수에서 공공 일자리의 비율이 커지면 전체 취업자 수만으로 실제 고용 상황 그리고 나아가 경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졌다”며 “건설업, 제조업 같은 주요 업종 고용은 부진하고, 저임금·단시간 일자리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덕호 성균관대 교수는 “통계상 숫자의 함정에 갇히면 실제 고용시장을 제대로 들여다볼 수 없다”며 “청년 취업자 수가 줄어들고 있고, 취업을 한 청년들도 단기 일자리에 내몰리는 등 노동시장의 문이 청년들에게는 닫혀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유준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