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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로 나누면 만이 되는 게 하늘나라의 수학”… ‘울지마 톤즈’ 이태석 신부

조선일보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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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로 나누면 만이 되는 게 하늘나라의 수학”… ‘울지마 톤즈’ 이태석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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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서 찾았다 오늘 별이 된 사람]
2010년 1월 14일 48세
고 이태석 신부

고 이태석 신부

2006년 10월 이태석(1962~2010) 신부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 생활에 대해 말했다. 현지에서 봉사한지 5년째, 선종 3년 여 전이었다.

“수단에서는 아침에 눈 떠서 잘 때까지 무조건 퍼줘야 합니다. 진이 빠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바로 이 사람들이 예수님이 말씀한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들’이란 생각에 또 하루를 시작합니다.”

기사는 이태석 신부가 의사로서 사제가 된 경력을 소개했다.

2006년 10월 26일 A23면.

2006년 10월 26일 A23면.


“이 신부는 의과대학(인제대) 인턴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제대한 후 사제의 길을 선택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 그가 수단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로마 살레시오 교황청대학에 유학하던 중 방학을 이용해 케냐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2006년 10월 26일자 A23면)

케냐에 머물다 남수단을 방문한 이태석 신부는 20년 이상 지속된 내전으로 비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고 현지에 남기로 결심했다.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해 죽어가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현지 청소년을 모아 브라스밴드를 만들었다. 수학도 가르치고 축구도 함께했다. 이 신부는 인터뷰에서 “그들의 배우고 싶어하는 열의를 보면서 보람과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2009년 12월 25일 A14면.

2009년 12월 25일 A14면.


2009년 5월 남수단 생활을 담은 책 ‘친구가 되어 주실래요?’(생활성서사)를 냈다. 이 신부는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예수님께서 이 시대에 수단에서 태어나셨다면 어떤 기적을 일으키셨을까’를 생각한다”며 “끈질긴 인내가 최고의 무기일 듯싶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이 신부 스스로는 영성(靈性)을 키웠다. 책 곳곳에는 잠언 같은 구절이 수두룩하다. “가진 것 하나를 열로 나누면 10분의 1로 줄어드는 속세의 수학과 달리 그것이 ‘천’이나 ‘만’으로 부푼다는 하늘나라의 참된 수학” “골통(말썽쟁이 아이)들은 운동선수들이 다리에 차고 뛰는 모래주머니 같다. 매고 달릴 때 힘이 들긴 하지만 계속 달리다 보면 모래주머니가 종아리에 알통이 배게 하듯 우리의 인내심에 알통이 배게 한다” 등이다.”(2009년 5월 22일 A19면)

2011년 1월 25일 A11면.

2011년 1월 25일 A11면.


이태석 신부는 이때 이미 대장암이 발병한 상태였다. 책을 내고 7개월 후인 2010년 1월 14일 오전 5시 35분 선종했다. 톤즈 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가 9월 개봉했다. 영화는 5개월만에 35만명이 관람했다. 교황청에서도 상영되고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독일어·포르투갈어 등으로 더빙 제작됐다.

이태석 신부가 뿌린 씨는 열매를 맺었다. 이 신부 권유로 한국으로 와 인제대 의대에서 수학한 톤즈의 ‘꼬마’ 토마스 타반 야콧과 존 마옌 루벤은 2024년 제67차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토마스는 외과, 존은 내과 전문의가 됐다.


2020년 1월 30일자 A25면.

2020년 1월 30일자 A25면.


“토마스는 인제대에 있는 이 신부 흉상에 학사모를 씌우기도 했다. 그는 “학사모를 씌워 드리고 신부님 앞에 무릎을 꿇고 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펑펑 나서 엄청 울었다”며 “이태석 신부님께서 계셨으면 얼마나 행복해하셨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2024년 2월 24일 A1면)

이태석 신부의 삶은 2018년 남수단 초·중등 교과서에 실렸다. 남수단 정부는 외국인에겐 처음으로 이 신부에게 ‘대통령 훈장’을 추서했다.

[이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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