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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인구 줄고 입지 나빠 줄좌초…도심 노른자 서울은 ‘랜드마크’ 변신

이데일리 김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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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인구 줄고 입지 나빠 줄좌초…도심 노른자 서울은 ‘랜드마크’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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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복합개발도 지역 양극화]②
유성터미널, 45층→2층 축소…‘사업성’ 부족
‘도시 외곽’ 서대구역·울산역 개발 역시 좌초
서울 6개 모두 순항…도심 ‘복합’·외곽 ‘주거’
동대구역 ‘성공’…도심과 가까운 ‘입지’ 영향
[이데일리 김형환 박지애 기자] 터미널 복합개발을 두고 서울과 지방 간 온도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충분한 사업성을 바탕으로 민간 주도로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지방은 사업성 부족으로 민간 개발에서 공영개발로 선회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심지어 사업을 추진하는 중 민간사업자의 사업 포기로 개발 자체가 무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사업성 부족·공공기여 과도…민간 복합개발 좌초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유성복합터미널이 오는 18일 개장한다. 2010년부터 4차례 민간 공모 끝에 2023년 공영개발로 돌아선 지 약 16년 만이다. 당초 지하 4층~지상 45층 규모는 2층 규모의 터미널 시설로 돌아섰고 사업비는 6500억원에서 449억원으로 줄었다. 터미널을 세운 지역 외 나머지 대지는 일부는 공공청사 시설 부지로, 나머지는 민간에 분양해 컨벤션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게 대전시의 구상이다.

유성복합터미널 복합개발이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는 사업성이 꼽힌다. 약 10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조성을 통한 분양 수익은 미분양 리스크로 인해 불투명했고 해당 사업 부지는 당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인근 유입될 인구도 크지 않아 상업부지로서 가치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에 시행사로 선정됐던 롯데컨소시엄·하주실업·KPIH 등 민간에서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전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려면 공모 초기에 이뤄졌어야 한다”며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며 공사비도 많이 올랐고 버스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며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잦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대전뿐만 아니라 지방 다수의 도시에서 복합개발이 갈등을 빚거나 좌초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서대구역 복합환승센터도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서대구역 역세권 개발사업과 함께 민관개발을 추진하려 했으나 민간 투자사업 개발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대구시는 국·시비를 투입해 복합환승센터를 우선 추진하기도 결정했다. 산업단지에 둘러싸인 서대구역의 경우 도심과 거리가 있어 사업성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도 울산시·울주군의 주도로 버스터미널, 대형 쇼핑몰, 호텔 등이 있는 복합개발이 2014년부터 추진, 롯데울산개발이 2015년 개발을 시행했다. 울산 번화가 삼산동과 차량으로 30분 이상 걸리는 ‘입지’로 인해 사업성이 사업의 발목을 잡았고 롯데는 결국 울산도시공사에 개발사업 협약 해지 의사를 밝히며 합의금 210억원을 지불했다.

과도한 공공기여 역시 터미널 복합개발을 가로막는 이유 중 하나다. 광주 광천터미널은 사업자인 광주신세계와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한 개발 밀도 조정과 공공기여금 규모를 둘러싸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광천터미널은 사업비 약 2조 9000억원 수준으로 지하 7층~지상 최고 47층의 운수·상업·숙박·문화·업무·교육·의료·주거복합시설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전체 지분 67%를 보유한 광주신세계가 시행사로 나섰으며 사전협상이 마무리 단계다. 광주신세계는 공공기여금을 828억원으로 책정했지만 광주시가 추가적인 공공기여를 요구하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업은 무기한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순항’…“지방 복합개발 성패는 ‘입지’에 달려”

반면 서울에서 추진 중인 6개 터미널 복합사업의 경우 민간 주도로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을 비롯해 △동서울종합터미널(광진구) △상봉터미널(중랑구) △양재화물터미널(서초구) △동부화물터미널(동대문구) △서부트럭터미널(양천구)에서 복합개발이 추진 중에 있다. 모두 민간 주도의 복합개발 사업으로 최저 25층에서 최고 60층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비교적 도심부에 있는 고속버스터미널과 동서울터미널은 버스터미널 기능을 지하에 넣고 상부에 업무·판매·주거·문화 등 복합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비교적 외곽에 있는 상봉터미널, 동부화물터미널, 서부트럭터미널의 경우 주거 중심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주요 터미널이 도심과 가까워 복합시설을 짓더라도 개발 수익이 보장되는 곳”이라며 “도심과 멀더라도 주택 용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 가치가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미널 복합개발을 두고 서울과 지방의 명암이 갈리는 이유는 도시 발전 양태가 상이하다는 점이 꼽힌다. 서울의 경우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계속 팽창하는 모양새지만 지방의 경우 인구 소멸로 인해 도심을 중심으로 쪼그라드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도심 중심지엔 복합개발, 외곽엔 주택개발이 가능하지만 지방의 경우 대부분의 터미널이 타 지역으로 이동이 용이한 도시 외곽 IC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개발이 되더라도 모객 효과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지방에서도 터미널 복합개발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곳이 있다. 2016년 문을 연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는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0만명에 달할 정도로 대구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적절한 앵커 시설, 기차역-버스터미널 통합 등과 함께 ‘적절한 입지’라는 점이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환승센터의 경우 대구 최대 번화가인 수성로와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으며 경북대, 대구시청 등과도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과거와 같이 외곽의 IC 인근에 짓겠다는 발상은 민간 개발의 ‘디벨로퍼’로서의 마음가짐이 없는 것”이라며 “사업의 편의성·신속성 등만 따질 게 아니라 수요가 충분한 입지인지 따져보고 사업을 추진하는 디테일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