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사설]지방선거 뒤로 밀리는 개혁 과제들, 이럴 때 아니다

이데일리
원문보기

[사설]지방선거 뒤로 밀리는 개혁 과제들, 이럴 때 아니다

속보
'도청 공무원에 식사 제공' 혐의 양주시장…벌금 90만원 선고
오는 6월 3일로 예정된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가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관련이 있는 개혁 과제들이 줄줄이 밀리는 분위기다. 정치권의 관심이 지방선거로 쏠리면서 대부분 표심 구애에 불리한 개혁 과제들을 외면하거나 유보하고, 관료들은 눈치를 살피며 몸을 사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미 우리에게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는 국가 재정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재정 건전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 가운데 하나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올해 50%를 넘어서는 데 이어 2035년 71.5%, 2045년 97.4%로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을 포함한 복지 분야의 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런 지출은 대부분 법령에 따라 정부가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것이어서 정책적인 재량으로 중단하거나 줄이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첨단산업 진흥, 사회간접자본 확대 등 생산적인 분야에 대한 재정 투입을 그만큼 줄일 수밖에 없다. 복지비 지출의 재정 압박이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서둘러야 할 개혁들이 지방선거에 발목이 잡히고 있다. 일례로 중·저소득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총액은 2014년 5조원에서 올해 23조원으로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나며 재정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때문에 수급 대상을 축소하는 방향의 개혁 방안이 논의돼왔으나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실상 중단된 양상이다. 재정경제부는 올해 4분기에 기초연금 개혁안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진행 상태로 보아 일정이 내년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도 지난해 이뤄진 모수 개혁에 이어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자동안정장치 도입 등 구조 개혁이 요구되지만 국회나 정부 차원의 논의는 감감무소식이다.

올해는 이재명 정부의 집권 2년차로 임기 5년 중 국정 추진력이 가장 강할 시기다. 게다가 여당이 국회 의석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개혁을 차일피일하면서 올해를 넘기면 개혁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 확보는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다. 지방선거라는 정치 일정을 이런 의무 이행 지연의 핑계로 삼아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