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KBO리그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렸던 김동엽(36)은 현재 소속팀이 없다. 둥지를 찾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2026시즌부터 KBO 퓨처스리그에 새롭게 합류하는 신생 구단 울산 웨일즈의 문을 두드리기로 했다. 13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첫날 모습을 드러내 구슬땀을 흘렸다.
김동엽은 특이한 이력을 갖춘 선수다. 북일고 졸업 후 KBO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손을 맞잡았다. 55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미국에선 씁쓸함만 삼켰다. 오른쪽 어깨 수술을 받은 뒤 마이너리그에만 머물렀다. 2013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이후 2016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의 2차 9라운드 86순위 지명을 받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2016년 데뷔한 김동엽은 2017년 125경기서 타율 0.277(393타수 109안타) 22홈런 70타점, 2018년 124경기서 타율 0.252(421타수 106안타) 27홈런 76타점으로 잠재력을 내비쳤다.
2018시즌을 마친 뒤에는 유니폼이 바뀌었다. SK,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가 삼각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SK 김동엽이 삼성으로, 삼성 이지영이 키움으로, 키움 고종욱이 SK로 향했다.
삼성은 2024시즌 종료 후 김동엽을 방출했다. 현역 생활 연장과 은퇴의 기로에 서 있던 김동엽은 키움이 내민 손을 잡았다. 새로운 팀에서 다시금 이를 악물었다.
이번엔 불운이 김동엽을 괴롭혔다. 2025년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3월 중순 시범경기에 출전했다. 경기 중 상대 선발투수의 투구에 오른쪽 손목을 맞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척골 경상 돌기 골절 소견이 나왔다. 골절된 부위를 회복하는 게 먼저였다.
김동엽은 지난해 5월 23일이 돼서야 1군에 콜업됐다. 2경기를 치른 뒤 바로 말소됐다. 이어 6월 4일 한 번 더 1군의 부름을 받았으나 단 8일간 머문 후 2군 퓨처스팀으로 돌아가야 했다. 2025년 그는 총 9경기서 타율 0.222(27타수 6안타) 2타점으로 물러났다.
KBO는 리그 경쟁력 제고 및 저변 확대를 목표로 울산과 구단 창단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12월 KBO 이사회가 울산의 퓨처스리그 참가를 최종 승인했다. 울산은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주체가 돼 리그에 참가하는 구단이 됐다. 이후 초대 감독으로 장원진 전 두산 베어스 코치를 선임했다.
울산의 트라이아웃에는 230명이 참가했다. 선수단 최소 인원인 35명 중 30명 이내의 선수를 선발하는 무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경쟁률이 어마어마했다. 참가자 중 투수가 99명, 내야수가 67명, 외야수가 41명, 포수가 23명이었다.
김동엽은 자신의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컵스 유니폼을 입고 트라이아웃에 참여했다. 울산서 재기해 KBO리그로 돌아오는 모습을 그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울산 소속 선수도 시즌 중 KBO 구단으로 이적이 가능하기 때문.
KBO리그 1군 무대서 김동엽은 총 10시즌 동안 66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7, 549안타, 92홈런, 318타점, 262득점을 올렸다. 기록을 더 늘려갈 수 있을지, 김동엽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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