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의 미래는 과학기술에 달려 있는가? 2. 진실은 언제나 설득력이 있나?
지난해 프랑스 대학 입학 자격시험 중 철학 논술에 출제된 문제들이다. 수험생들은 둘 중 하나를 택해 4시간 동안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논술이 부담스럽다면, 세 번째 문제 ‘논평’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만만치가 않다. 지난해엔 미국 정치철학자 존 롤스의 방대한 책 ‘정의론’ 중 일부를 제시해 놓고선 수험생더러 논리적으로 평가하라고 주문했다.
철학 논술은 매년 6월 하루를 정해 치러진다. 대학 입시의 상징적 꽃이다. 언론은 출제 문제가 공개된 직후부터 전문가에게 모범 답안 작성을 의뢰한다. 논술에 도전해 본 유명 인사들의 소감도 곁들인다.
지난해 프랑스 대학 입학 자격시험 중 철학 논술에 출제된 문제들이다. 수험생들은 둘 중 하나를 택해 4시간 동안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 논술이 부담스럽다면, 세 번째 문제 ‘논평’을 고르면 된다. 하지만 만만치가 않다. 지난해엔 미국 정치철학자 존 롤스의 방대한 책 ‘정의론’ 중 일부를 제시해 놓고선 수험생더러 논리적으로 평가하라고 주문했다.
철학 논술은 매년 6월 하루를 정해 치러진다. 대학 입시의 상징적 꽃이다. 언론은 출제 문제가 공개된 직후부터 전문가에게 모범 답안 작성을 의뢰한다. 논술에 도전해 본 유명 인사들의 소감도 곁들인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도 철학과는 비인기 학과의 대명사다. 심리학과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파리의 철학과는 파리 날리기 일쑤다. 학교와 직장에 심리 상담사가 상주하는 프랑스에선 심리학과가 취업을 보장한다. 철학과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렇듯이 취직과 무관한 전공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AI) 시대가 열리자 국내 대학 입시에서 철학과 경쟁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언어학과 미학 지망자도 덩달아 늘어났다. 인문학의 르네상스가 왔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치밀하게 인생 전략을 짜는 수험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수능 점수가 낮은 명문대의 철학과에 가서 일단 간판을 따자는 것. 부전공으로 법학을 공부하면서 로스쿨 입학시험에 필요한 추리력과 문해력을 쌓으려는 ‘실용 철학’이 뜬다.
그래도 인문학 관심이 높아진 것은 반갑다. 생성형 AI가 등장했을 때부터 철학적 사고의 귀환은 예견된 일이었다. 철학자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는 이미 재작년에 낸 책 ‘AI 시대의 소크라테스’를 통해 “오늘날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보이는 대화형 인공지능은 마치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와 같다”고 진단했다. “AI는 인간과 진정한 대화를 나누는 게 아니라 우리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수다스러운 기계”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소피스트를 논박한 소크라테스처럼 철학적으로 사고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AI 폐기론이 아니다. AI를 잘 활용해 기계의 지식을 넘어선 인간의 지혜를 찾자는 얘기다. 지난해 프랑스 철학 논술 문제 1번을 풀 때 참고할 만하다.
[박해현 '한국문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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