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세계일보 언론사 이미지

[사설] 미·중 패권 다툼 속 ‘미들 파워’ 연대 보여준 한·일 정상

세계일보
원문보기

[사설] 미·중 패권 다툼 속 ‘미들 파워’ 연대 보여준 한·일 정상

속보
경찰, 김병기 압수수색...자택 등 6곳 대상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일본 나라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했다. 나라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의원 지역구다. 이 대통령은 “한·일 간 협력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며 “미래를 향해 함께 잘 걸어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일·한 관계를 전진시키면서 양국이 지역 안정을 위해 나란히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지난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이후 새로운 60년이 시작되는 첫해를 맞아 양국 정상이 ‘더 나은 미래’를 함께 외친 것만으로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두 정상이 공동 언론 발표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일 및 한·미·일의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한 점은 고무적이다. 일제강점기 강제로 동원된 한국인 근로자들이 희생된 조세이탄광 수몰 사건과 관련해 유해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DNA) 감식을 양국이 공동으로 추진키로 한 것은 한·일 과거사 문제의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에 관해 언급하지 않은 반면 이 대통령은 한·중·일 3국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대만을 둘러싸고 불거진 중·일 분쟁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갈등의 원만한 해결을 에둘러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을 경시하며 자국 우선주의 및 일방주의 노선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일이 경제,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경제안보, 과학기술, 국제규범 형성, 초국가 범죄 대응 등 포괄적 협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미국, 중국 같은 초강대국들이 판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 일본 등은 ‘미들 파워’일 수밖에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번 회담은 미·중 패권 다툼 속에 미들 파워로서 한·일 연대의 가치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하겠다.

이 대통령은 오늘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호류지(法隆寺)를 방문한다. 호류지는 일본을 대표하는 국가유산인 동시에 삼국시대 백제와 일본 간의 활발한 문화적·종교적 교류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소다. 두 정상이 ‘한·일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란 인식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 대통령은 앞서 일본 공영방송 NHK와 인터뷰에서 한·일 셔틀외교 일환으로 다카이치 총리를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초청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꼭 실행으로 옮겨지길 고대한다. 한·일 정상은 더 자주 만나 신뢰를 쌓아야 한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