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방지를 위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비율이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미에현에서, 지사가 1999년에 폐지했던 외국인 채용 제한 규정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외국인에 의한 정보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외국인을 채용했을까. 확인해 보니 단 1명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일까. 외국인을 잠재적인 스파이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눈여겨볼 움직임이 있다. 바로 ‘스파이방지관련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에는 외국인 스파이 활동에 대응할 수 있는 법이 없다”며 스파이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지난해 10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체결한 연립정권의 합의에는 내년까지 대외정보청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부 야당도 이 법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관련 법안을 잇따라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 미에현 지사의 발언은 이러한 움직임과 연결되어 있다.
외국인 비율이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미에현에서, 지사가 1999년에 폐지했던 외국인 채용 제한 규정을 부활시키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외국인에 의한 정보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외국인을 채용했을까. 확인해 보니 단 1명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왜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일까. 외국인을 잠재적인 스파이로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 눈여겨볼 움직임이 있다. 바로 ‘스파이방지관련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에는 외국인 스파이 활동에 대응할 수 있는 법이 없다”며 스파이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지난해 10월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체결한 연립정권의 합의에는 내년까지 대외정보청을 신설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부 야당도 이 법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관련 법안을 잇따라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 미에현 지사의 발언은 이러한 움직임과 연결되어 있다.
1985년에도 스파이방지법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가기밀을 누설한 자를 사형 등 엄하게 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무엇이 국가기밀인지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자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고 한다. 결국 법안은 여론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현실이 되지 못했다.
그 배경엔 치안유지법에 대한 기억이 스파이방지법의 성립을 저지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1925년 만들어진 치안유지법은 외국 세력뿐만 아니라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이나 사상, 종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1941년엔 외국인 교수와 친분이 있던 홋카이도제국대학의 학생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됐고, 1945년에는 일본군이 스파이라는 명목으로 주민 20여명을 학살한 오키나와 구메지마수비대 주민 학살 사건도 있었다. 이런 기억을 일본 사회가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1985년과 지금은 사회적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 배경에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외국인 배타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외국인 스파이에 대한 공포를 조장하면 여론의 힘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법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그렇다면 이 법은 정말 외국인만 대상이 되는 것일까. 일본 국민은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스파이방지법은 권력이 정보를 독점하고, 그 과정에서 일본인의 알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한국에서도 찾을 수 있다. 스파이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정보원이 독점한 정보를 이용해 선거에 개입하려 했던 사건, 그리고 군 정보 조직이 권력에 복종해 내란에 적극 협조했다는 사실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스파이방지법이 정보 보호라는 명목하에 시민의 알권리와 사상·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닌지 경계하고 감시해야 한다. 권력의 감시 대상은 외국인뿐만이 아니라 국민주권 국가를 살아가는 모든 시민으로 확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력이 정보를 독점한 채 시민의 감시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 간다면 그 피해는 결국 사회 전체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치안유지법의 부활을 경계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박진환 일본 방송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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