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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경호 책임자 3명 교체…통일부 “비교적 짧은 시간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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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경호 책임자 3명 교체…통일부 “비교적 짧은 시간 물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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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북한 인명록·인물정보 2025’ 발간
김정은 경호·호위기관 4곳 중 3곳 수장 교체
리병철·김영철 은퇴 수순…최선희 직책 상승
통일부 “1년간 큰 변화 없어…내부 안정 우선”
북한이 정권 수립 75주년을 하루 앞둔 2023년 9월 8일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건조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왼쪽부터 최선희 외무상, 리병철 당시 노동당 비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당시 내각총리.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이 정권 수립 75주년을 하루 앞둔 2023년 9월 8일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건조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왼쪽부터 최선희 외무상, 리병철 당시 노동당 비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박정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당시 내각총리.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경호·호위하는 기관 4곳 중 3곳의 책임자를 교체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대남 업무를 하는 외곽기구 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폐지됐다. 2023년 김 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 이후 남북교류협력 사업에 일부 관여했던 창구가 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가 이날 공개한 <북한 주요 인물정보 2025>, <북한 기관별 인명록 2025>를 보면 김 위원장을 호위·경호하는 주요 조직 4곳 중 3곳의 책임자가 교체됐다.

김 위원장과 그 가족을 경호하는 당 중앙위원회 호위처 처장은 한순철에서 송준설로 교체됐다. 해외 순방 등 외부행사에서 김 위원장을 경호하는 국무위원회 경위국 국장은 김철규에서 로경철로 교체됐다. 평양 진입로를 방어하는 인민군 산하 호위사령부 사령관은 곽창식에서 라철진으로 교체됐다. 단 관저·금수산태양궁전 등 시설을 경호하는 호위국의 국장 김용호는 직책을 유지했다.

경호·호위 책임자 교체는 최근 2~3년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개자료 기준으로 한순철·김철규는 2023년 7월 70주년 전승절까지 자리에 있었고, 곽창식은 2022년 5월에 공개 자료에서 마지막으로 호위사령관으로 등장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확한 교체 시기나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고존엄의 경호·호위를 책임진 민감 직위자가 비교적 짧은 시간에 물갈이된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은 2024년 10월 김 위원장이 암살 공격을 의식해 드론 탐지 장비를 도입하는 등 경호 수위를 격상했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폭 드론 등 공격 수단이 진화하고, 한·미 연합훈련의 일환인 참수작전 관련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빈도가 늘어난 것이 심리적 압박을 극대화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핵심 권력층에 속했던 리병철 당 군수정책담당 고문은 은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리병철은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위원으로 한 단계 직위를 낮췄다. 리병철은 김 위원장을 제외한 군 서열 1위 직책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서도 물러났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령과 연관돼 보인다”고 말했다. 리병철은 올해 78세다.


당이 국가를 이끄는 북한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은 국정운영 핵심 기구로, 후보위원·위원·상무위원으로 구성된다. 이로써 올해 상무위원은 김정은 위원장·박태성 내각 총리·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조용원 당 조직부장 등 4명으로 줄었다.

대표적인 대남통이자 올해 80세가 된 김영철 당 중앙위 10국(옛 통일전선부) 고문도 은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정치국 후보위원 중 한 명이었지만, 올해에는 후보위원이 아닐 수도 있다고 통일부는 추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영철이 (지난해 11월 사망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서 빠지는 등 공개 행사에서 후보위원들과 처우·의전에 차이를 보여 후보위원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2025년 9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 열차로 이동하고 있다.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왼쪽)과 최선희 외무상이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025년 9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 열차로 이동하고 있다.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왼쪽)과 최선희 외무상이 동행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반면 최선희 외무상은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한 단계 직위를 높였다. 현재 31명의 정치국 구성원 중 여성은 최선희 1명뿐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그의 직위 상승에 대해 북한이 대외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한국 정보당국은 김 위원장이 최선희를 매우 신뢰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가사업 집행을 조직·지도하는 당 중앙위원회 비서국에서는 리히용·김덕훈·최동명 비서가 새로 임명됐다. 총비서인 김 위원장을 비롯해 조용원·박정천·리일환 비서는 그 자리를 지켰다. 이 중 내각총리를 지낸 김덕훈 경제비서 활동이 줄어든 반면 리일환 선전근로 비서의 활동이 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지방공장 준공식을 대부분 리일환이 수행했다”며 “다만 리일환이 경제비서 역할까지 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국회 격)의 수장이었던 박인철 의장은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한 박인철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부터 등장하지 않고 있다. 당분간 맹경일·박금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대행할 것으로 통일부는 내다봤다.

대남 외곽기구로 유일하게 남아있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폐지됐다. 앞서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뒤 6·15공동선언실천북측위원회 등 10여개의 대남기구를 폐지하면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외교와 대남 접촉 역할을 해온 해당 위원회는 남겨놓은 바 있다. 다만 재외동포 업무 외곽기구인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가 해외에서 일부 대남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북한 매체가 이름을 부르지 않고 있는 김 위원장의 딸 주애와 관련된 정보는 담기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 매체에서 공개적으로 김주애라고 한 사례가 없다”며 “김양의 공개활동을 추적하며 (내부적으로 자료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수록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내각과 군 조직의 명칭이 변경됐다. 수매양정성은 양곡관리성으로, 국가비상재해위원회는 재해방지성으로, 정찰총국은 정찰정보총국으로 이름을 바꿨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1년간 북한 조직과 인사에 큰 변화는 없었다”며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내부 안정에 우선을 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배포된 북한 인명록·인물정보는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북한 매체 등에서 확인된 사항을 기준으로 당·정·군 직제를 담았다. 통일부는 1991년부터 매해 인명록·인물정보를 발간한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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