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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실 성병 있는데" 숨긴 채 성관계한 30대 남성 최후

이데일리 홍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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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사실 성병 있는데" 숨긴 채 성관계한 30대 남성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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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상해죄 물어 벌금 300만원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성병 감염 사실을 숨긴 채 연인과 성관계를 가져 병을 옮긴 30대 남성에게 법원이 상해죄를 물어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3단독(김정훈 판사)은 지난 10일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4)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2월부터 12월까지 성병 일종인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로 교제하던 B(29·여)씨와 수차례 성관계를 가져 바이러스를 옮겼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증은 피부나 점막에 감염을 일으켜 수포(물집)를 만드는 질환이다. 1형은 처음 감염될 때는 인후염, 구내염으로 나타나고 재발하는 경우에는 입술 주위, 입술에 물집이 잡힌다. 드물게 뇌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2형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며 성기 부위의 물집으로 나타나고 처음 감염되었을 때에는 발열, 근육통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자신 때문에 성병이 옮은 것으로 보이지만 감염 사실을 알리고 성관계 승낙을 받았기 때문에 상해의 고의가 없고 위법한 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피해자가 계속해서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 피고인이 성병에 걸린 사실을 몰랐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피해자가 피고인과 교제 초기에 성병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도 결혼을 염두에 두고 감염의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이 이례적이기 때문에 진술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결혼을 결심한 후 2022년 9월에 헤르페스 바이러스 음성 판정을 받아 이때까지 피고인이 성병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보인다”며 “같은 해 12월 확진 판정을 받고서야 피고인이 성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이후 곧바로 피고인을 원인으로 지목한 점에 비춰 다른 사람이나 원인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판사는 A씨가 성병에 걸린 사실을 알렸다는 대략적인 일시에 관해 정확히 진술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A씨가 B씨에게 성병을 옮겼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피해자와 교제 관계에 있던 중 성관계에 의해 성병을 감염시켰다”며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지 않았더라도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와 같은 사례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변호사들은 ▲헤르페스 감염 진단서 ▲상대방과의 대화 내용 전체 ▲상대방이 감염 사실을 인정한 자필 진술서 등을 핵심 증거로 꼽았다. 성관계 이전에 해당 질병이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다면 더욱 확실한 증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