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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KT 위약금 면제가 가져온 단말기 품귀 현상… ‘선개통 후기변’ 조건 판매장려금 성행

조선비즈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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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KT 위약금 면제가 가져온 단말기 품귀 현상… ‘선개통 후기변’ 조건 판매장려금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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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KT 가입자였던 회사원 김모씨는 ‘아이폰17′로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해 집 근처 이동통신 유통점을 찾았지만 단말기를 구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최근 KT가 위약금을 면제하면서 가입자들이 몰려 아이폰17 재고가 모두 소진됐다는 겁니다. 김씨는 원하는 단말기가 없어 매장을 나올려고 했지만 유통점 직원의 설득에 LG유플러스로 개통을 했습니다. 한 달 뒤에 기기변경을 하는 조건으로 먼저 번호이동을 하면 추가지원금을 16만원 더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KT 위약금 면제 정책이 시행된 지난달 31일부터 KT 해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에 쓰던 단말기에 유심만 번호이동으로 개통한 후, 단말기 기기변경은 나중에 하도록 유도하는 신종 판매 방식(이하 선개통 후기변)’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KT 위약금 면제 여파로 통신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기간 내 대규모 번호이동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최신 단말기 품귀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아직 출시하지 않은 삼성전자 ‘갤럭시S26’ 기변을 조건으로 한 판매장려금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 단말기 품귀 현상에 ‘선개통 후기변’ 확산

1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선개통 후기변 조건으로 SK텔레콤은 15만원의 판매장려금을, LG유플러스는 16만5000원을 각각 지급하고 있습니다. KT는 경쟁사들과 달리 기변을 판매장려금 조건으로 내걸지 않았습니다. 유심을 이동해 선개통만 하면 기변을 하지 않아도 최대 25만원의 판매장려금(6개월 가입 유지 조건)을 약속했습니다. 판매장려금은 공시지원금과는 별개로 이동통신 유통점이 활용할 수 있는 판촉비입니다. 주로 추가 보조금 재원으로 활용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동통신사들이 선개통 후기변을 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판매장려금을 내걸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 KT 위약금 면제로 통신사간 번호이동 경쟁이 격화되면서 최신 단말기 품귀 현상이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1월은 단말기 구매 비수기라 재고량이 많지 않은데, 갑자기 단말기 수요가 폭증하면서 단말기 품귀 현상이 격화됐다”면서 “번호이동 시 바로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고 추후에 바꾸는 경우에도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면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라고 했습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KT에서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총 21만6203명으로 집계됐습니다.

◇ ‘갤럭시S26′ 겨냥한 판매장려금 정책도 등장

KT 위약금 면제가 있기 전에도 SK텔레콤은 선개통 후기변 정책을 시행해왔습니다. 대신 번호이동을 하고 6개월 이후 기변을 진행하는 경우에만 판매장려금을 지급했습니다. 최근 달라진 점은 특정 단말기에 대해 기간 제한을 풀었다는 점입니다. SK텔레콤은 KT 위약금 면제 기간 동안 번호이동한 고객이 갤럭시S26으로 기변할 경우 6개월 이내 기변을 해도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S26으로 기변을 하면 다른 단말기(갤럭시S25, 갤럭시Z 플립·폴드7, 아이폰17 등) 대비 두 배의 판매장려금을 지급한다고 내걸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번호이동을 하고 30일 이후 갤럭시S26으로 기변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33만원의 판매장려금 지급을 약속했습니다. KT는 경쟁사들과 달리 갤럭시S26 기변을 판매장려금 조건으로 내걸지 않았습니다. 선개통(유심 이동) 판매장려금 지급 정책도 지난 10일부터 뒤늦게 시행했습니다.


안정상 중앙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는 “각 통신사 가입약관에 명시된 것과 다르게 이용자별로 차별적 지원을 하면 전기통신사업법(제50조 제1항 제5호) 위반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먼저 번호이동 후 신형 단말기가 출시됐을 때 기변하는 모든 가입자에게 추가로 지원금을 주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업계는 최근 위약금 면제를 계기로 이러한 신종 판매 방식이 추후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단말기 제조사와 소비자 편익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들도 이를 잘 활용한다면 통신사와 제품 출시 전 협업을 통해 신제품 구매 대기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단말기를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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