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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와 협력 확장 동력삼아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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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와 협력 확장 동력삼아 ‘남북관계 개선’ 돌파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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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국경이 교차하는 두만강 하류. 멀리 보이는 철교가 ‘조-로 우정의 다리’다. 북한과 러시아는 두만강철교보다 하류에 ‘두만강국경 자동차다리’를 건설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북한·중국·러시아 3국의 국경이 교차하는 두만강 하류. 멀리 보이는 철교가 ‘조-로 우정의 다리’다. 북한과 러시아는 두만강철교보다 하류에 ‘두만강국경 자동차다리’를 건설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한-중 정상회담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한테 협력·중재를 요청하며 설명한 4대 남북·국제 협력사업 구상은 남북 양자 차원을 넘어서는 다자 협력 사업의 외양을 띠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광역두만개발계획’(GTI: Greater Tumen Initiative)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요 동력원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러와 협력해 동북아 역내 질서를 대립에서 협력으로 전환시키는 한편, 남북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이중 포석이다.





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 건설





이 대통령이 시 주석한테 가장 먼저 강조한 남북·국제 협력사업이다. 이 구상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 합의, 문 대통령과 리커창 당시 중국 총리의 공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정상회담 때 각별한 관심을 보인 ‘한반도 종단 고속철’ 건설사업 구상을 중국으로 확장한 것이다. 한·중의 주도적 사업 추진으로 북한을 설득해 남북·한중 협력의 기반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보건의료’ 협력





인도주의 성격이 강해 ‘제재 면제’의 여지가 있는데다 ‘김정은 특별 관심사’라는 사실에 주목한 접근법이다. 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과 강동군·구성시·용강군 지방병원을 준공한 2025년을 “보건혁명의 원년”이라고 규정하고 “2026년부터 해마다 20개 시·군에 병원을 동시 건설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12월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감염병 대응, 군 단위 병원 현대화 등 보건의료 협력 보따리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목표로 국제신탁기금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신탁기금’ 조성이라는 다자 국제협력 방식으로 북한의 거부감을 낮추고 ‘제재 장벽’을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원산갈마 평화관광





‘관광’은 원칙적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김정은 국책사업’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상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 주도로 하루 2만명 숙박 규모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건설해 지난해 7월1일 개장했으나 내국인과 러시아 관광객을 제외한 ‘제3국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김 위원장이 “세계적인 해안관광도시”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터라, ‘적자 누적’을 벗어날 획기적 관광객 유치 구상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해 정동영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재외동포 고향방문→남·북·중 환승관광→한국인 관광”의 3단계 접근법을 통해 ‘원산갈마 평화관광’을 남북 협력 재개의 마중물로 삼겠다고 했다.





광역두만개발계획





1991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주도한 ‘두만강개발계획’(TRADP)에 뿌리를 둔, 역사가 깊은 동북아 정부 간 협력 구상이다. 한국·중국·러시아·몽골이 정회원국이고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 직후 탈퇴했으나 실무 간부를 ‘지티아이’ 사무국에 상주시키고 있다. 두만강 하구는 북·중·러 3국의 국경이 교차하는 곳이다. 중·러는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두만강 하구 개발 협력’을 명시하고 있고, 북·러는 2024년 6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만강국경 자동차다리’를 건설하고 있다. 이런 사정에 비춰 이 대통령이 ‘지티아이’를 남북·국제 협력사업의 하나로 시 주석한테 설명하고 협력·중재를 요청한 건 남북관계를 훌쩍 뛰어넘는 전략적 포석이다. 북·중·러 3국의 ‘안마당’에서 한국이 참여하는 다자 협력의 재활성화를 제안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색된 한-러 관계의 ‘발전적 변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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