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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북아 격변 속 한·일 회담, 안보·경제 협력 강화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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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북아 격변 속 한·일 회담, 안보·경제 협력 강화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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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일본 고도(古都) 나라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한·일 과거사 문제와는 별개로 안보·경제 협력을 심화시킨다는 이재명정부의 투트랙(Two Track) 기조에 따라 양국 셔틀 외교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각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미·중 긴장이 고조하고 중·일 갈등이 격화하는 동아시아의 긴박한 정세 속에서 국익 극대화, 실용외교의 진수를 보여주기 바란다.

한·일의 동맹인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가 강화하는 상황에서 국가 생존을 위해 양국 협력이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는 점을 두 정상은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계기에 이뤄진 이·다카이치 첫 회담이 상견례였다면 이번에는 고도화하는 북핵·미사일 위협 등 한반도 문제와 역내 이슈를 포함해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방위 협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강고한 한·미·일 안보 공조를 부각함으로써 북·중·러가 오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이 주도하는 아태 자유무역 체제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한국 가입이 성사되는 결정적 진전도 이뤄야 한다.

중국이 항일 역사를 앞세워 일본에 대한 한·중 연대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엔 중국의 길이, 한국엔 한국의 길이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1942년 조선인 136명을 포함해 183명이 사망한 야마구치현 조세이(長生)탄광 수몰 참사와 관련해 인도적 측면에서 협력 계기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투트랙 기조에 따라 과거사 문제가 외교 갈등 요소로 비화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일본 정부도 한·일 우호 증진을 위한 성의 표시가 필요하다. 우리 측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소극적 태도로 강제징용 합의가 빛이 바랜 점은 안타깝다. 이 대통령 방일과 소위 다케시마의 날(2월22일)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선전을 강화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불온한 기류가 우려되는 이유다.

한·일은 아시아에서 민주주의, 시장경제, 자유무역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지국(同志國)이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은 미·캐나다 관계를 지리적 이웃이자 역사적 친구, 경제적 파트너로 규정한 바 있다. 한·일이야말로 지리적 이웃, 역사적 친구, 경제적 파트너라는 사실을 양국 정상은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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