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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로소득이라는 환상, 현실에서는 존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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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로소득이라는 환상, 현실에서는 존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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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투자 모임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가 불로소득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번다, 노력 없이 자산이 불어난다는 이미지로 자연스럽게 소비됩니다. 듣는 순간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거리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본인의 경험에는 이 표현만큼 현실과 괴리가 큰 단어도 드물다고 느낍니다. 실제 시장 한가운데로 들어가 보면, 불로소득처럼 보이는 수익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 위에 놓여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결과만 보면 모든 것이 단순해 보입니다. 임대료가 들어오고, 집값이 오르고, 자산 가격이 상승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만 떼어 놓고 보면 현실의 중요한 절반이 사라집니다.

불로소득이라는 단어는 결과만을 강조하면서 그 이전의 과정을 의도적으로 지워버립니다. 과정이 삭제된 자리에는 오해가 남고, 그 오해가 시장을 왜곡합니다.

자산을 취득하기까지의 시간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장기간의 공부와 정보 축적, 수많은 비교와 포기, 확신 없는 상태에서의 결단이 반복됩니다. 이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비용입니다.

매입 시점에는 항상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상승을 확신할 수 있는 시점은 거의 없고, 대부분은 불안한 상태에서 선택을 합니다. 그 선택이 틀릴 가능성 역시 온전히 감내해야 합니다. 하락 국면에서는 심리적 부담이 현실이 됩니다. 가격이 떨어질 때 아무 일 없다는 듯 버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구간에서 시장을 떠납니다.


보유 기간 동안의 비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세금, 유지비, 대출 이자, 기회비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됩니다. 수익은 미래에 있지만 부담은 현재형입니다. 잘못된 판단의 대가는 생각보다 큽니다. 회복이 불가능한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투자는 더 이상 가벼운 게임이 아닙니다.

이 모든 과정을 제거하고 결과만 바라볼 때, 자산 소득은 마치 공짜로 얻은 것처럼 보입니다. 불로소득이라는 단어는 바로 그 지점에서 만들어집니다. 자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본질은 불로가 아닙니다. 그것은 불확실성을 감수한 대가로 지급되는 리스크 프리미엄에 가깝습니다. 이 구조는 자산의 종류와 무관합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사업이든 공통점은 명확합니다. 가격 변동성, 정책 변화, 유동성 부족, 장기간 자금 묶임 중 어느 하나도 피할 수 없습니다.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정적인 초과 수익을 얻는 구조는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렇게 보인다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비용이 숨어 있을 뿐입니다.


시장에서 흔히 말하는 불로소득자들을 가까이서 보면 의외로 공통점이 분명합니다. 꾸준히 시장을 관찰하고, 학습을 멈추지 않으며, 판단을 미루지 않습니다.

초기의 의사결정은 대부분 난도가 높았습니다. 정보가 부족한 시점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고, 그 선택이 틀릴 경우의 책임 역시 스스로 감당해야 했습니다.

타이밍은 언제나 중요했습니다. 너무 이르거나 늦은 선택은 수익 구조를 크게 바꿉니다. 이 판단은 운의 영역도 있지만 경험과 축적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대부분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관심과 학습이라는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며 불확실성을 견디며 포지션을 유지했을 뿐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편해 보이지만, 그 과정은 결코 편하지 않았습니다. 버티는 시간과 기다리는 시간 자체가 이미 비용이었고, 선택의 연속이었습니다.

진짜 위험한 것은 불로소득이라는 프레임입니다. 이 단어는 자산 소득을 운이나 도덕의 문제로 단순화시키며 구조적 이해를 방해합니다. 그 결과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은 흐려지고, 선택에 따른 책임은 사라지며, 자산 격차의 원인을 잘못 해석하게 됩니다. 전략은 감정에 밀려 흔들립니다.

노동과 자산을 대립 구조로 놓는 순간 개인의 선택지는 오히려 줄어듭니다. 현실은 대립이 아니라 병행과 축적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불로소득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시간과 관심을 투입하고, 리스크를 감수한 대가로 얻는 자산 소득뿐입니다. 자산이 스스로 돈을 벌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판단과 현재의 부담,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성이 함께 누적되어 결과로 나타날 뿐입니다.

이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투자는 환상이 아니라 전략의 영역으로 들어옵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비로소 자산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집니다.

※ 외부 기고 및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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