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의 투수 노경은(왼쪽)과 고우석이 12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에서 나란히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
노 “근육 유지 루틴, 나이 극복”
고 “ML 스프링캠프에 맞춰야”
투수진 모두 페이스 끌어올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는 야구 대표팀의 불펜 피칭이 벌써 시작됐다. 노경은(42)과 고우석(28)이 12일 사이판 올레아이 구장 불펜 마운드에 올랐다. 노경은이 30구, 고우석이 26구를 던졌다. 직구뿐 아니라 갖고 있는 변화구도 다양하게 구사했다. 노경은은 주 무기 스플리터와 슬라이더를 던졌고, 고우석도 슬라이더를 곁들였다.
둘의 페이스는 독보적이다. 1월 중순, 가벼운 캐치볼 정도를 예상하고 사이판에 간 코칭스태프 앞에서 둘은 정식으로 불펜 피칭의 스타트를 끊었다.
노경은은 리그 최고령 투수다. 시즌이 끝났다고 운동을 쉬면 오히려 더 부담이 된다. 류지현 감독은 “나이가 있는 선수들은 한 번 근육이 빠지면 다시 올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런 ‘핸디캡’을 노경은은 자신만의 루틴으로 극복해왔다.
빠른 페이스에 모두가 놀라지만 노경은은 “스타일이 다 다르다. 시즌 끝나고 계속 감각을 유지하고 운동을 해놔야 스프링캠프 가서도 몸이 빨리 만들어지더라. 운동을 계속 그렇게 해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고우석은 절박하다. 미국으로 넘어간 지 3시즌째 되지만 아직 한 번도 메이저리그(MLB)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달 디트로이트와 극적으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면서, 올해 한 번 더 빅리그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WBC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고우석은 “국내 선수들보다 시즌이 빨리 끝나 쉴 수 있는 시간도 길었고, 몸 만들 시간도 충분했다. (디트로이트) 스프링캠프까지 베스트로 몸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도 강했다”고 말했다.
공을 던지기 전부터 그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100%로 던지면 안 되겠느냐”는 고우석을 김광삼 대표팀 투수코치가 “안 된다. 20% 빼고 던지라”고 겨우 말렸다. 바로 옆에서 투구한 노경은이 “너무 빨라서 잘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지나가더라”고 할 만큼 이날 고우석의 공은 위력적이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경기 후반, 상대 주자가 나가 있는 위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노경은을 생각하고 있다. 노경은은 “그만큼 대비를 해야 한다. 세트 포지션 상황을 계속 생각하고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고우석은 대표팀에 뽑힐 거라는 기대도 크게 하지 못했다. 지난해 부상까지 겹치면서 투구 이닝 자체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고우석은 “표본이 너무 적어서 안 뽑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아직 최종 엔트리로 확정된 것도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노경은과 고우석을 시작으로 대표팀 투수진 모두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13일 하루 휴식 뒤 14일 이후로는 또 다른 불펜 피칭 투수가 나올 수 있다. 류 감독은 “다음 턴부터 새로 불펜 피칭에 들어가는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다.
사이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