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개보수 관련 발언 조사…트럼프 ‘연준 길들이기’ 연장선 해석
지난해 7월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현재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인 연준 본부 건물을 둘러보며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연방검찰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다. 연방검찰이 미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현직 연준 의장을 수사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수사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키울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영상 성명을 발표하고 법무부가 연준 건물 개보수와 관련해 자신이 지난해 6월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했던 발언을 조사하기 위해 연준에 대배심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연방검찰은 개보수 예산 약 25억달러(약 3조6700억원)의 집행 과정과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이 지난해 6월 상원에서 한 증언의 허위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성명에서 “나는 법치주의를 존중한다. 연준 의장도 법 위에 있지 않다”면서 “하지만 이 전례 없는 조치는 현 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더 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형사 기소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기보다 공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기준에 따라 금리를 결정한 결과”라며 “이것은 연준이 증거와 경제 상황에 기초해 금리를 계속 설정할 수 있을지, 아니면 통화정책이 정치적 압력이나 협박에 좌우될지에 관한 문제”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파월 의장이 ‘금리를 대폭 인하하라’는 자신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지속해서 비난하며, 연준 개보수 공사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이번 수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연준 인사를 수사하는 ‘연준 길들이기’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법원이 정치적 보복을 위한 수사에 제동을 건 사례도 있어 파월 의장이 법정에 서게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 중 하나였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에 대한 기소는 지난해 11월 연방법원에서 기각됐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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