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협약안에 '한쪽 파기시 보상'…개혁당 "돈낼 생각 없어"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 |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영국에서 반(反)EU 우익 포퓰리즘 정당이 집권해 무역 협약을 뒤엎을 것을 우려해 파기시 재정적 보상을 의무화하는 조항을 요구하고 있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따른 농축수산물·식품의 EU 시장 수출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EU와 검역 관련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영·EU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협약 초안에는 영국이나 EU 중 한쪽이 협약을 파기하면 국경 검문·검역소 운영을 위한 기반시설과 장비, 인력 채용·훈련 등에 들어간 비용을 포함해 높은 수준의 보상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고 한다.
EU 외교관들은 영국의 대표적인 반EU 우익 포퓰리스트인 나이절 패라지 영국개혁당 대표가 집권해 영·EU간 관계 개선 정책을 뒤엎을 때 EU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이를 '패라지 조항'이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영국 총선은 현재로선 2029년 중반에야 치러질 예정이지만, 키어 스타머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지지율 선두인 영국개혁당과 격차가 10%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진 상황이다.
한 EU 외교관은 "패라지 일파에 대한 억지력과 안정성을 제공하기 위한 안전 조항"이라며 "EU는 다음 (영국) 총선에서 바뀔 수도 있는 2029년 기한의 협약이 아닌 장기적인 협약을 원한다"고 말했다.
EU 쪽 초안에는 또 EU 의회가 농축수산물 수입 검역 관련한 새로운 법규를 도입하면 영국도 이를 반영해 적용해야 한다는 조항도 담겼다.
스타머 정부의 EU 관계를 담당하는 닉 토머스-시먼스 내각부 부장관에 따르면 검역 협약 조정을 위한 입법은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고 협약은 내년 초중반 발효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당 관계자는 "출구 조항은 모든 국제 무역협정의 기본 요소"라며 "양쪽에 모두 적용되는 조항"이라고 말했다.
영국개혁당은 집권 시 EU와 협약을 뒤집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패라지 대표는 11일에도 FT에 노동당 정부가 체결한 어떤 EU와의 협약에도 돈을 내지는 않겠다면서 "의회는 차기 의회를 구속하지 못하며 우리는 어떤 조항도 존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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