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경쟁국 獨, 캐나다산 전투체계 구매·광물수입 등 '절충교역' 약속
대한민국 핵심 국가전략부대인 해군 잠수함사령부 승조원들이 경남 진해시 해군 잠수함사령부에 정박된 국내 독자 설계·건조한 3,000톤급 잠수함 1번함 ‘도산안창호함’에서 떠오르는 태양 뒤로 연말 대비태세를 위해 출항 준비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
약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도입 사업(CPSP)'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선 민간기업 뿐 아니라 범정부 패키지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평가 항목 중 플랫폼 성능 평가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지·보수·정비(MRO)와 군수지원 역량은 50% 이상을 차지하고, 고용창출과 캐나다 방산 공급망 통합 등이 평가의 핵심 기준이어서 국가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에서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전의 성패는 제품 성능을 넘어 캐나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캐나다산 구매 정책과 에너지·자원 안보협력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에 달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잠수함 성능 등의 경쟁 요소를 넘어서 '절충교역(Offset Trade)' 전략의 필요성이 논의됐다. 절충교역이란 무기를 판매하는 국가가 구매국에 기술이전, 부품 수출, 현지 투자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국제 무역 방식이다.
실제 잠수함 수주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독일의 경우 캐나다와 방산 협력을 추진하면서 잠수함 사업에 방산 분야를 넘어 에너지, 핵심 광물,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연계한 범정부 '정부 대 정부'(G2G) 협력 패키지를 제시, 캐나다 산업 정책과의 정합성을 높이고 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방위산업진흥회 |
최 위원은 "경쟁국인 독일은 캐나다 산업기술혜택(ITB)을 충족하기 위해 캐나다산 전투체계 역구매, 캐나다산 핵심 광물 수입, 북극 기지 현대화 참여 등 국가 차원의 '선물 보따리'를 풀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우주항공 등 한국이 가진 강점을 가진 산업과 연계한 'K패키지'를 제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한국 잠수함은 납기 준수 능력과 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캐나다가 EU의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에 참여하며 유럽 안보 블록에 편입되려는 움직임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라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없다면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단순한 무기 획득 사업이 아니라 캐나다 해군의 중장기 전력 재편과 인도-태평양 및 북극권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라며 "범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 아래 경쟁력 있는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정부·국회·산업계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야 할 결정적 국면"이라고 말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이자 마일스톤"이라며 "수출 절충교역을 통해 방산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안보에도 파급력이 큰 범정부적 사안인 만큼, 민·관·군이 하나의 팀이 돼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캐나다 CPSP 사업은 3000t(톤)급 디젤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다. 도입 계약 규모가 20조원에 30년간 MRO 비용을 합하면 60조원에 달한다.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최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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