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태극기와 검찰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사진=머니투데이 DB |
정부가 중수청·공소청 신설 논의 과정의 핵심 쟁점인 검사의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에 대한 결론을 미루면서 검찰개혁 후속 작업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12일 정부가 발표한 공소청법안 및 중대범죄수사청법안에 따르면 일반 사건은 경찰이, 9대 중대범죄는 중수청이 수사를 담당한다. 수사 결과는 공소청으로 송치돼 기소·공소유지로 이어진다. 수사기관은 국가수사본부·중수청으로 이원화되고 기소기관은 공소청으로 단일화되는 구조다.
공소청은 고소·고발장을 직접 접수해 수사를 개시하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법안엔 검사의 직접 수사 개시 권한을 삭제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경찰과 중수청이 공소청에 송치한 사건에서 공소청 검사가 어느 범위까지 보완을 요구하고 직접 보완할 지는 별도 규정을 두지 않았다.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 요구권의 폐지·유지 여부에 대한 결정을 보류한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196조에 규정된 보완수사권은 수사기관이 마친 수사 기록을 검사가 보충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다. 현행 규정이 유지될 경우 공소청 검사도 송치 사건을 놓고 보완 명목으로 수사 과정에 관여할 여지가 남는다. 정부는 향후 국회가 형사소송법을 개정을 논의할 때 보안수사권 관련 논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와 유지 모두 후폭풍이 크기 때문에 결론을 유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면 공소청은 기소 책임을 지면서도 수사가 덜 된 부분을 '더 보완해 달라'고 수사기관에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없어진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부실한 수사로 기소가 이뤄져 무죄가 늘어나거나 책임만 공소청이 뒤집어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지하면 공소청이 수사를 개시하지 않더라도 보완 요구를 매개로 수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수사와 기소 분리 원칙이 흔들린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는 중수청·공소청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는 4월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추진하자는 입장으로 보완수사권 관련 논의는 그때 가서 하자고 한다"며 "반면 의원들의 입장은 처음부터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보완수사권 유지 또는 폐지를 이분법적으로 다루기보다 범위와 절차를 촘촘히 설계해 권한 남용 가능성과 수사 공백을 동시에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보완 요구 사유를 서면으로 제한하고 대상을 특정하거나 중립적 심의기구를 통해 통제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한 현직 부장검사는 "무엇을 보완수사할지 사전에 유형화하긴 실무상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중수청에 대한 행정안전부 장관의 지휘·감독 규정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이태일 법무법인 동인 파트너 변호사는 "행안부 장관이 중수청을 지휘·감독한다는 설계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법무부는 검사 출신 참모진과 검토 체계가 갖춰져 있지만 행안부는 그런 구조가 없다. 이 상태에서 지휘권을 주면 결국 정치적 지휘로 비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정진솔 기자 pinetr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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