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수요 부진으로 연쇄 타격 우려…"메모리 가격, 올 2분기까지 추가 상승 가능성"
주요 제조사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과 전년 대비 성장률(2026년 전망)/그래픽=이지혜 |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이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스마트폰 시장 전반이 위축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스마트폰 후방 산업인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업황 둔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최소 2.9%에서 최대 5.2%까지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평균판매가격(ASP)은 최대 38%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도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분이 제품 가격에 전가되면서 출하량 감소와 가격 인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모바일용 D램(LPDDR) 가격은 지난해 초 대비 70% 이상 상승했고 낸드플래시 가격도 100% 이상 급등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가격이 2026년 2분기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스마트폰 부품 원가(BOM)가 지난해 대비 최소 8%에서 최대 15% 이상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한 시민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에어'와 '아이폰17프로'의 두께를 비교하고 있다. 2025.9.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대표적인 후방 산업인 디스플레이 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모바일용 패널 매출 비중은 전사 매출의 약 90%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지난해 3분기 기준 모바일 패널 매출 비중이 34.9%로, IT(정보기술)용 패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특히 이번 메모리 가격 상승 국면은 디스플레이 업계에 더욱 불리하다는 평가다. 과거에는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 스마트폰과 TV 등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 판매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최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사용이 집중되면서 반도체 판매 증가가 디스플레이 수요 확대와 연결되지 않는 구조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통상 부품 가격 변동은 제품 교체 주기나 설계 변경 시점에 맞춰 반영되지만 현재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은 기존의 원가 흡수 범위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생산 계획이 조정될 경우 디스플레이 업계 역시 단기간 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수장들이 반도체 가격을 올해 최대 변수로 꼽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현장에서 기자들과 "올해 디스플레이 사업의 가장 큰 변수는 반도체"라고 밝혔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도 같은 날 "메모리 가격은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라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TPO(저온 다결정실리콘 산화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등 고부가 제품 확대와 신기술 투자를 통해 스마트폰 수요 둔화에 따른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애플은 아이폰 17 시리즈에 적용되는 LTPO OLED 물량의 대부분을 국내 기업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BOE도 공급을 추진했지만 성능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실제 탑재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모바일 매출 비중이 높은 구조인 만큼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의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면서도 "대체가 어려운 기술력이나 차별화된 제품을 확보한 업체만이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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