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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화 (사)한국산업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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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정화 (사)한국산업진흥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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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옥 기자]

이정화 (사)한국산업진흥협회 회장

이정화 (사)한국산업진흥협회 회장


지역 산업의 경쟁력은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현장을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고 기업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지점을 얼마나 정확히 읽어내느냐가 산업의 성패를 가른다.

이정화 (사)한국산업진흥협회 회장은 산업발전의 해법으로 기업과 정책 사이의 틈을 메우는 역할을 강조한다.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와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연결하는 것이 협회의 존재 이유라는 것이다.

이 회장은 지역 산업 현장을 누구보다 오래 지켜본 인물이다. 고용 분야와 기업지원 업무를 두루 경험했고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근무하며 정책이 어떻게 설계되고, 또 어떻게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지를 동시에 목격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제도와 사업은 많지만, 막상 기업입장에서는 어디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며 "그 과정에서 길을 안내하고 연결해 주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허가를 받아 설립된 한국산업진흥협회는 충북 청주를 중심으로 IT, 바이오, 이차전지, 뿌리산업 등 250여 개 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산업·고용·기업지원 사업을 수행하며 단순 집행기관을 넘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되돌려 보내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협회를 "행정의 팔이 아니라 기업의 편에 서 있는 조정자"라고 표현한다.

그가 특히 공을 들여온 분야는 지역 뿌리기업의 조직화다. 지역 산업의 토대 역할을 하면서도 개별 기업으로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뿌리 기업들을 협의체로 묶고 정책 논의의 주체로 세우는 데 힘을 쏟아왔다.

"뿌리기업은 늘 중요하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각자 흩어져 있었습니다. 조직이 없으면 존재감도 없습니다. 함께 묶여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서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일본 수출규제 국면에서 더욱 분명해졌다. 소재·부품·장비 문제를 계기로 회원 기업들이 함께 대응하면서 지역 산업의 경쟁력과 연결 구조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그는 "위기는 늘 현장에서 먼저 온다"며 "현장을 잘 아는 조직이 중심을 잡아주면 산업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지역 산업발전의 핵심 과제로 꼽는 또 하나는 인력 문제다. 협회는 충북형 도시근로자 지원사업을 비롯해 반도체·이차전지 등 지역 전략 산업과 연계한 인력 매칭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충북 11개 시·군 가운데 6개 지역에서 해당 사업을 수행 중이다.


그는 "사람이 없어 기업이 멈추는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기업과 근로자가 서로를 찾을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주 오창에 위치한 공공임대형지식산업센터인 '청주미래누리터' 운영 성과는 협회의 방향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식산업센터가 운영비 부담과 입주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가운데 협회는 별도의 재정 지원 없이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회장은 "기업이 모이고, 사람이 모이고, 다시 산업이 자라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며 "이제는 전국에서 벤치마킹을 올 정도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시설은 위·수탁 운영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며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정화 회장은 협회의 성과를 개인의 성취로 말하지 않는다.

그는 "협회가 잘 된다는 것은 곧 지역 기업이 버틸 힘을 얻는다는 뜻"이라며 "기업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산업이 지속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산업 경쟁력 강화, 기업 성장,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표는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인식이다.

"저희는 앞에 나서는 조직이 아닙니다. 기업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이정화 회장의 말에는 화려한 수사보다 현장을 향한 묵직한 책임감이 담겨 있다. 정책과 현장 사이에서 산업과 지역 사이에서 묵묵히 다리를 놓는 일. 그가 지역 산업발전을 위해 선택한 길이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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