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12.19. bjko@newsis.com /사진=고범준 |
금융위원회가 산하 금융 유관기관과 공공기관 15곳의 업무보고를 받기 시작한 가운데 금융위 산하 금융감독원이 업무보고 대상에서 제외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감독정책 집행 기관인 금감원은 금융위 산하 대표 기관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달 말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상급 기관인 금융위의 공식 입장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70~80명이 모인 가운데 '산하 금융유관기관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금융위가 산하 기관의 기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보험개발원, 금융결제원 등 7곳의 기관장이 참석했다. 오는 13일에는 산하 공공기관인 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자산관리공사(캠코), 주택금융공사,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등 8곳이 차례로 업무보고 할 예정이다.
부처별로 소속기관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실시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른 일정으로, 특히 공공기관의 경우 생중계로 진행돼 전국민에게 공개된다. 다만 금융위 산하의 대표 기관인 금감원이 당초 계획과 달리 업무보고 대상에서 제외돼 눈길을 끌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이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대통령에 대면 업무보고를 했기 때문에 이번에 금융위 보고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안다"며 "양 기관이 평소에도 긴밀히 협업하고 있어, 불필요하게 중복 보고를 피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지난 19일 대통령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 위원장과 이 원장은 금감원의 특별사법경찰의 인지수사권 부여 등을 두고서 공개적으로 엇갈린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위는 민간 기구인 금감원에 공권력을 부여하는 것에 신중한 반면 금감원은 신속한 특사경 업무 추진을 위해 인지수사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독립성을 강조하는 금감원의 '정체성'을 두고도 양 기관의 시각은 엇갈린다. 민간 기관인 금감원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조하며 이달 말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공공기관 재지정에 부정적이다. 이 원장은 "'옥상옥'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건지 기본적으로 납득을 못하겠다"며 반대의견을 강하게 냈다. 반면 금융위는 금감원을 독립기구라기 보단 산하의 감독정책 집행기구로 인식한다. 지난해 고위 당정에서 공공기관 지정 추진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금융위가 당시의 당정과 다른 견해를 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위는 과거에는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에 반대 의견을 내왔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서 이억원 위원장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아직도 시장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많다"며 "합동대응단에서 거래소는 이상징후를 인지하는 진입단계를 담당하는데 신속한 적발이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으로 보는지, 개선이 가능한지" 질의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조사역량 강화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며 "적발·심리에 소요되는 기간이 통상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될 수 있다"고 답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인 부실기업 퇴출 지연에 대해선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 2029년까지 230개 기업이 상향된 퇴출 기준에 해당될 것"이라고 정 이사장은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예탁결제원과 한국성장금융에 대해 기관업무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박상원 금융보안원장에는 지난해 서울보증보험 해킹사고 수습 과정에서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한 노력을 격려하기도 했다. 박종석 금융결제원장은 세금수납처리 대행기관으로서 보유한 세금 납부정보로 소상공인의 맞춤형 신용평가 모델 구축 계획을 밝혔다.
실손의료보험 간편청구 대행 기관인 보험개발원에 대해선, 이 위원장은 실손 24 연계 확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물었다. 이에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병원·EMR(전자의무기록시스템) 업체 설득을 지속할 것"이라며 "소비자 요구가 높아지면 더욱 연계 확대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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